제122장 큰아버지
이번에는 내가 모두에게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배진욱은 분명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나의 거듭된 부탁에 결국 자리를 떴다.
마희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괜찮아요? 저는 강희주 씨의 상태가 조금 더 나아진 후에 다시 와도 돼요.”
“지금도 저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약을 먹게 된 것과 방사선에 노출된 것을 제외하면 내 상태는 이 정도면 나름대로 괜찮은 상태였다.
내 말에 마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본격적으로 진술을 받기 시작했다.
유시은은 처음부터 해외로 도피할 생각이었는지 나에게 그 모든 이야기를 서슴없이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 후 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더욱 숨기려 하지 않았다.
유시은은 배진욱과 내가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그가 나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배진욱을 깊은 나락으로 빠뜨리려 했다.
나는 눈을 반쯤 감고 유시은이 나에게 말해준 배진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조리 털어놓았다.
마희연의 얼굴은 내 말을 들을수록 점점 더 굳어졌다.
“유시은 씨의 진술 외에 다른 증거는 없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증거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경찰 측에서 증거를 찾으려 해도 찾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지 너무 오래되었기에 노래방 도우미를 찾는다 해도 증거로 삼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배진수가 유시은을 접촉한 사실이 밝혀진다 해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마희연은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도 배진수 씨의 범죄로 볼 수는 없어요. 이론상 배진수 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증인도 증거도 없으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은 이미 나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배진수는 수년 동안 줄곧 신중하게 움직여 온지라 지금 이 시점에 꼬리를 드러낸다 해도 사람들에게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눈앞의 이 정의로운 여경에게 달려 있었다.
“강희주 씨, 이 사건은 마무리가 된다고 해도 유시은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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