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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장 반전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로서는 막다른 길에 몰려도 두렵지 않지만 유시은은 도대체 왜 그랬을까? 배진욱은 원래 그녀를 아주 좋아했다. 만약 둘의 관계가 계속 좋았다면, 그녀가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녀는 나를 쉽게 내쫓을 수 있었을 수 있었을 텐데 그녀는 가장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가장 희망 없는 길을 선택했다. 유시은은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바로 나에게 무릎을 꿇었고 나는 깜짝 놀라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희주 언니, 저를 미워하시는 거 알아요. 하지만 제 아이를 죽여서는 안 됐어요. 배 대표님과 저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어요. 왜 우리 아이를 죽였죠? 언니가 계속해서 괴롭히는 건 참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왜 아이까지 건드렸어요? 언니가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저도 낳지 말라는 거예요?” 그녀는 점점 더 슬프게 울었고 약간의 진정성마저 느껴졌다. 나는 냉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네 아이를 죽이지 않았어.” 기자들이 우리를 향해 셔터를 눌렀고 나는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유시은은 내 바지를 붙잡았다. “가지 마. 못 가. 살인자!” “놔!” 배진욱이 변호사를 데리고 서둘러 와서 유시은이 잡고 있던 내 바지를 억지로 풀어냈다. 그는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으나 내가 그를 막았다. “사건의 파장을 생각해. 일단 돌아가자.” 그제야 배진욱은 주변에 카메라가 많고 몇몇 방송국 로고까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나를 끌어당겨 곧장 차에 태웠다. 앞에 기자들이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그대로 차를 몰았다. 기자들도 강하게 대치하지 못했다. 특히 배진욱의 얼굴은 너무나도 어두워서 누구라도 그의 기분이 나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네 아파트는 안전하지 않아. 일단 집으로 돌아가. 우리 집 보안이 좋으니 이참에 며칠 쉬면서 되도록 밖에 나가지 마.” 이번엔 배진욱은 나와 상의도 없이 나를 집에 두고 떠났다. 이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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