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김소정은 눈에 스친 어두운 기운을 걷어내고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공사장 기계나 철골 구조물은 매일 점검하지 않나요? 그렇게 많은 연결봉이 헐거워졌다면, 왜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게다가 정씨 가문 사람인 정준우 씨가 직접 현장에 올라갔다면 더 꼼꼼히 점검했어야 하는 게 맞잖아요.”
김소정은 장지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맑고 단단한 눈빛은 이상하게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장지욱은 시선을 피하며 뒷짐을 진 채 새로 세워진 철골 구조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나도 소정 씨 아버지가 누명을 썼다고 말하는 거예요. 소정 씨, 혹시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요.”
김소정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조사하고 싶어요. 하지만 대표님이 절대 조사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관련 자료도 다 없애버리셨고요. 이런 상황에서 감리사님께서 어떻게 저를 도와주시겠어요?”
장지욱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우선 소정 씨가 지금까지 조사한 걸 알려줘야죠. 그리고 대표님 쪽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야 내가 도울 수 있지 않겠어요?”
김소정은 입술을 깨물며 풀이 죽은 표정으로 말했다.
“전 아직 공사장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어요. 대표님 쪽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고요. 저한테 중요한 일을 맡기시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잡일만 시키시거든요.”
“그렇구나.”
장지욱은 중얼거리며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왜 그러세요?”
김소정이 묻자 장지욱은 갑자기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생각엔, 대표님이 뭔가 수상해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한 번 생각해 봐요. 이번 사고엔 분명 이상한 점이 많아요. 그런데도 왜 대표님은 소정 씨 아버지의 잘못이라고 단정 짓고, 조사도 못 하게 막는 걸까요? 난 이 사고가 대형 재벌들 간의 암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아마 대표님은 이 사고를 이용해서 정준우 씨를 제거하려 했던 게 아닐까 싶거든요.”
김소정은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