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80장

김소정은 입술을 깨문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런 미친놈은 결코 그녀가 상대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어둠 속. 그의 손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정지헌은 오직 주먹으로 컵을 깨뜨렸다. 사실 그도 자신이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지 몰랐다. 그저 김소정이 그와의 관계를 끊고 정씨 가문을 떠날 거라는 얘기에 조급함과 짜증이 밀려왔다. ‘삼촌이 깨어나기 전까지 절대 도망갈 생각하지 마.’ ‘넌 평생 정씨 가문에 갇힐 수밖에 없어.’ ‘뱃속의 아이를 데리고 옛 애인이라도 만나려고? 꿈 깨.’ 김소정은 임신한 이후로 시도 때도 없이 졸음이 밀려왔고 지난 이틀 동안 많이 피곤했던 탓인지 침대에 눕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었다. 그러나 정지헌은 아직도 그 자세를 유지하며 침대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하여 담배를 피웠다. 그는 저녁 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고 날이 밝을 무렵에야 간신히 잠이 들었다. 김소정이 잠에서 깨어난 시각은 정확히 7시였다. 밤을 새우지 않는 한 생활이 규칙적이어서 굳이 알람을 맞출 필요가 없다. 이불을 젖히고 일어난 그녀는 엉겁결에 옆을 보게 되었는데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정지헌의 이불 위엔 살인 현장을 방불케 하는 핏자국이 가득했다. 핏자국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니 피투성이 된 그의 손이 보였다. 피는 이미 말라서 검붉게 변했고 남자는 여전히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있었다. 옆 탁자에는 깨진 컵이 놓여있었는데 컵 조각에도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김소정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맨손으로 컵을 깨뜨린 건 아니겠지?’ ‘그 손으로 날 때렸다면... 아오, 끔찍해. 폭력적인 남자는 멀리하는 게 맞아.’ 김소정은 살금살금 침대에서 내려와 캐비닛에서 구급상자를 꺼냈다. 그 후 알코올, 연고, 거즈를 손에 들고 정지헌에게 다가갔다. 아니나 다를까 근처에 가기만 해도 그는 곧바로 알아차렸고 빨갛게 충혈된 두 눈은 섬뜩하기 그지없다. 김소정은 긴장이 밀려와 저도 모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