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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고서준은 너무 놀라 사레가 들렸다. 그는 재빨리 다가와 김소정의 배를 쳐다봤다. “임신했어요? 설마 지헌이의 아이?” 김소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조하영은 부랴부랴 고서준을 끌어당겼다. “정말 무례한 질문이네요. 소정 씨는 지헌 도련님의 아내인데 당연히 도련님의 아이를 임신했겠죠. 말을 해도 참...” 고서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줄곧 김소정의 배에 머물러 있었고, 부담스러운 눈빛은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소정은 뒤돌아서며 남자의 시선을 피했다. 정지헌도 성격이 지랄맞은 미친X이니 그의 친구는 안 봐도 뻔하다. 그녀는 김수진을 끌어당기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얼른 대답해. 왜 저 사람이랑 같이 있는지.” “언니, 오해하지 마. 실은 나한테 일자리를 소개해 준다고 했어.” “좋은 마음으로 소개해 줄 리가 없잖아.” 고서준에게 당한 게 있어서 그런지 아무리 봐도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고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다. 김수진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준 것도 반드시 다른 의도가 있는 게 틀림없다. 심상치 않은 반응에 김수진은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언니, 편견 가지지 마. 알고 보면 저분도 좋은 사람이야. 언니랑 형부의 친구니까 날 도와주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하셨어.” “신화 그룹에서 면접 보고 돌아오는 길이야. 너무 고마워서 내가 식사 대접하려고 모신 거고. 이렇게 언니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신화 그룹에 면접보러 갔다고?” 김소정은 의심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신화 그룹을 자기 회사라고 소개했어?” 김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실질적인 일은 별로 안 하는데 나름 권력은 있더라고. 면접도 엄청 쉽게 봤어. 게다가 인사팀에 좋은 자리까지 마련해줬다니까? 이래서 빽이 중요한가 봐.” 김소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순진한 동생을 보며 걱정이 밀려왔다. 한편으로는 능구렁이 고서준에게 속을까 봐 두려웠다. “언니, 나도 이제 돈 벌 수 있어.” 김수진은 잔뜩 신이 나서 말했다. “안정된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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