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정지헌은 곧장 세 번째 술을 땄다.
동시에 김소정의 얼굴에는 불안함이 떠올랐다.
혹여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시게 되어 이성을 잃고 저녁에 괴롭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김소정은 입술을 깨물며 남자를 향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대표님, 이건 게임일 뿐이잖아요. 힘들면 안 드셔도 돼요.”
정지헌은 곧바로 술 한 병을 다 마시더니 태연한 표정으로 김소정을 힐끗 쳐다봤다.
“왜?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사람들은 김소정이 정지헌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조바심을 내며 그녀를 바라봤다.
겉으로는 태연한척해도 결국 3연패를 당했으니 분명히 기분은 그닥 좋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김소정과 정지헌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괜한 말을 했다는 생각에 후회가 밀려온 김소정은 조용히 다시 주사위를 굴렸고 네 번째 판이 시작되었다.
허이준은 자신 있게 말했다.
“난 전판이랑 똑같이 갈게.”
정지헌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큰 것.”
허이준이 뭘 하든 그 반대를 얘기하는 걸 보니 의도적으로 맞서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김소정은 전판이랑 동일하게 주사위를 흔들었다.
그러나 결과가 눈앞에 나타났을 땐 사람들의 무거운 탄식이 아니라 기쁨의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지헌이 이겼다.
당황한 듯 어안이 벙벙한 허이준의 모습에 김소정은 그의 팔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게임이니까 당연히 질 때도 있는 거야. 선배는 벌써 세 판이나 이겼잖아. 괜찮아.”
허이준은 애써 웃음을 지었다.
“내가 지는 건 상관없는데 나 때문에 너까지...”
김소정은 그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다 즐겁자고 하는 일인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게임일 뿐이잖아.”
그 시각 정지헌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소정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남편은 안중에도 없나 보네?’
김소정은 우연히 정지헌과 눈이 마주쳤고 전보다 훨씬 스산한 기운을 내뿜는 그가 이해되지 않았다.
‘이겼는데 왜 저래? 도대체 왜 화를 내는 거지?’
정지헌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선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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