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정지헌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그들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김소정은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부여잡았다.
‘저렇게 서 있을 건 뭐야.’
가지도, 그렇다고 다가오지도 않고 그 자리에 선 채 이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니 너무 섬뜩했다. 김소정이 어딘가 부자연스럽다는 걸 눈치챈 허이준이 김소정의 귓가에 속삭였다.
“왜 그래?”
그 행동이 정지헌이 선 각도에서는 허이준이 김소정의 볼에 뽀뽀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지헌이 웃음을 터트리더니 눈빛이 점점 더 차가워졌다. 담뱃재를 턴 정지헌이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다.
김소정이 허이준에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냥 조금 피곤해서. 시간도 늦었고 나도 이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남자가 맞은편 빈자리에 앉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정지헌이었다.
허이준의 눈에는 김소정밖에 없었기에 정지헌이 왔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김소정을 걱정했다.
“내가 데려다줄게.”
김소정이 하려던 말을 다시 삼키고는 허이준을 향해 웃었다.
“아니야. 아직 그렇게 피곤한 건 아닌 것 같아. 먹자. 계속 먹자.”
정지헌이 온 뒤로 테이블은 유난히 조용해졌다. 자료 담당자와 인부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이렇게 높은 분이 왜 이곳에 납셨는지 궁금해했지만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정지헌은 손을 테이블 변두리에 올려두고 담뱃재를 툭툭 털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 상관하지 말고 먹을 사람 먹고, 마실 사람 마셔요.”
분위기가 그제야 조금 풀렸고 옆에 앉은 인부가 용기 내어 이렇게 물었다.
“대표님, 술 한 잔 하실래요?”
정지헌은 인부가 건넨 일회용 컵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이 좋아진 인부가 얼른 정지헌의 잔에 맥주를 따르더니 이렇게 말했다.
“오늘 소정 씨가 한턱 낸다길래 기분이 좋아서 몇 잔 마신 겁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업무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정지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소정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아, 김소정이 내는 걸로 했군요.”
정지헌이 꼬칫집 사장을 불렀다.
“비싼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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