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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김소정은 구시렁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설명했다. “선배고 그냥 친구일 뿐이에요.” 김소정이 한마디 덧붙였다. “이준 선배 별로죠? 공사장에서 내보내요.” 정지헌이 김소정을 보며 웃었지만 그 웃음이 어딘가 기괴하면서 차가워 김소정이 조심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정지헌이 김소정에게 바짝 다가오더니 유유히 물었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게 힘들까 봐 그래?” 김소정은 정지헌의 이상한 뇌 회로에 어이가 없었다. “공사장에서 내보내고 싶나 본데 나는 싫어. 너는 일단 너부터 신경 써. 게으름 피우면 내일부터 나올 생각하지 말고.” 정지헌은 바닥에 깔린 부서진 벽돌장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 김소정이 화가 나 주먹이 불끈 쥐어졌지만 여전히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벽돌들은 내가 어떻게든 다 치울게요.” 정지헌은 가기 전 어두운 눈빛으로 김소정의 아랫배를 힐끔 쳐다봤다. 김소정은 정지헌이 이렇게 궂은일을 시키는 게 뱃속의 아이를 지우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가을이 되자 해도 빨리 졌다. 김소정은 다들 밥 먹으러 간 틈을 타 몰래 사무실로 들어가 낮에 정지헌이 사물함에서 자료를 찾던 걸 떠올리고 바로 사물함으로 걸어갔지만 사건이 기록된 자료는 찾지 못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자료가 소각된 건가? 아니면 누가 숨겼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의심스러웠다. “너 누구야? 여긴 왜 들어왔어?” 갑자기 들리는 고함에 김소정이 화들짝 놀라더니 얼른 공손하게 말했다. “여기 현장 직원인데 요즘 건축사 자격증 준비하고 있거든요. 밥 먹으면서 책을 보다가 이해가 안 되는 단어가 있어서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나 들어온 거예요.” 말끔하고 청순하게 생긴 여자가 건축사 자격증까지 준비한다고 하자 남자는 눈빛이 달라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일단 마크해 뒀다가 물어봐요. 나는 감리사 장지욱이에요.” “네, 고맙습니다.” 김소정이 헤벌쭉 웃어 보이자 장지욱이 그 웃음에 잠깐 넋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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