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이불을 뒤집어쓴 김소정은 두려움이 가시자 아프던 배도 잠잠해진 것 같아 배를 살살 어루만지며 더는 정지헌의 기를 채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정지헌이 화나면 고통받는 건 결국 김소정이었다.
김소정은 그날 사이다 같은 꿈을 꿨다. 꿈속에서 김소정은 커다란 구덩이를 판 후 정지헌을 안에 밀어 넣고 뱀까지 한 광주리 얻어다 구덩이에 쏟아 넣고는 구덩이 옆에 서서 큰소리로 웃으며 정지헌의 겁에 질린 고함과 애원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김소정은 정지헌을 향해 얍삽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죽어버려. 약속 따위는 우습게 아는 변태 정지헌.”
어찌나 행복한지 김소정은 웃으면서 잠이 깼지만 꿈에서 있은 일을 되돌리고는 언제 이렇게 독해졌는지 생각했다. 이제 뱀을 풀어 정지헌을 물어 죽이는 꿈까지 꾸고 있었다. 정지헌은 김소정이 무슨 꿈을 꿨는지 모르니 망정이지 알았으면 정말 또 무슨 사달이 날지 모른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서야 김소정이 정신을 차렸다. 정지헌이 아직 집을 나서지 않았다는 걸 눈치챈 김소정은 등을 돌린 채 자는 척했다.
어젯밤 있었던 일로 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김소정은 녹음 파일을 인터넷에 올려 작은 벌이라도 주고 싶은 생각이었다.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소정의 눈앞이 어두워졌지만 김소정은 태연하게 자는 척했다. 그러다 뜨거운 숨결이 김소정의 얼굴에 닿았고 김소정은 정지헌이 매우 가까이 다가왔다는 걸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정지헌은 가볍게 떨리는 김소정의 속눈썹을 보더니 입꼬리를 당기며 몸을 다시 일으켜 김소정을 내려다봤다.
“언제까지 자는 척할 거야?”
김소정은 반응이 없었다. 정지헌은 그런 김소정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아침 먹고 공사장 갈 건데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오든지. 나 누구 기다리는 사람 아니잖아.”
김소정이 눈을 번쩍 뜨더니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
“뭐라고요?”
정지헌이 차갑게 웃더니 걸음을 옮겼다. 김소정이 정지헌의 손목을 잡으며 다급하게 물었다.
“지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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