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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장 껌딱지

성영준의 품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았다. 딱딱한 것이 안정감이 넘쳤다. 고급 소재의 셔츠를 사이에 두고, 나는 그의 따뜻한 체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우리 둘 사이에 이 셔츠가 없었다면 난 아마 내 마음을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3주 전, 진설아와 함께 주경시에 오는 길에 나는 분명 성영준을 잊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이제 주경시를 떠날때가 되자 마음속엔 아쉬움만 가득 차넘쳤다. 내가 성영준을 좋아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건지, 아니면 성영준이 무심코 나를 꼬시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이미 한참이 훌쩍 지났어.” 성영준은 이제 그만 자신을 놓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이지 나한테 억지로 키스한 것도 성영준이고, 내 팔을 꼭 붙잡고 나를 품에 안은 것도 성영준인데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니, 나는 그가 정말 미웠다. “아저씨, 주경씨 쪽 일이 끝나면 나중에 제산시로 가실 거예요? 우리가 제산시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글쎄?” 성영준은 그윽한 눈매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나는 행여 성영준이 다시는 자기를 찾아오지 말라고,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할까 봐 재빨리 손을 흔들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밖을 바라보니 성영준은 여전히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비록 그는 여전히 쌀쌀맞고, 인생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위로의 포옹이었다고 할지라도 내 마음은 여전히 아주 즐거웠다. 서경시 공항. “엄마, 아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엄마와 아빠가 함께 나를 데리러 온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건 이혼 후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나는 기쁜 마음에 나비처럼 두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우리 벌써 3주 동안이나 못 만났어요. 제가 보고싶지 않으셨어요?” “아니.” 엄마는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왠지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눈빛으로 영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영감은 그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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