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그의 품에서 잠들다
“삼촌, 이번에는 정말 미안해요. 전 저 때문에 식중독에 걸릴 줄은 몰랐어요. 맹세해요. 뭐가 됐든 저 이번 생에서 유일하게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바로 삼촌이에요.”
성영준의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보자 나는 죄책감에 대신 아프고 싶어졌다.
잠깐 한눈판 사이, 링거는 이미 바늘에는 피가 역류하고 있었다.
나는 얼른 벨을 눌러 간호사를 불렀다.
간호사는 빠르게 도착했다. 처리하고 난 뒤 떠나가는 눈빛은 환자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고 질책하는 것만 같았다.
죄책감이 더더욱 짙어졌다.
성영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것을 본 나는 몸을 숙여 그의 이마를 매만졌다.
“열은 안 나는데, 안색이 안 좋네요. 어디 아파요?”
“아니.”
“저한테 거짓말하지 말고요. 삼촌, 혹시 아직도 저 미워하시는 거예요? 저….”
“조금 불편하긴 한데 괜찮아.”
성영준은 인상을 쓴 채 대답했다.
“봐요, 이마가 거의 붙을 기센데 뭐가 괜찮다는 거예요.”
나는 다급함에 의사가 말했던 대로 하나하나씩 물었다.
성영준은 고개를 돌려 나를 그윽하게 바라봤다.
“배에 가스 차서 괴로워.”
“제가 만져줄게요!”
나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베드부터 눕혀 성영준이 똑바로 누울 수 있게 했다. 그런 뒤 환자복을 젖히고 배를 매만지려 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 굴곡이 선명한 식스팩을 발견했다.
불빛 아래의 구릿빛 피부는 조금 하얗게 보였고 복근은 탄탄하고도 섹시했다.
그러다 그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분명 배에 가스를 찼다고 했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떠오르면 안 될 부위가 떠올랐다.
아아아, 다 진설아 그 변태 때문이었다.
평소 나에게 그런 이상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 이렇게 딴 생각을 할 이유가 없었다.
“왜, 아까까진 자신만만하더니 이젠 책임지지 않겠다는 거야?”
내가 계속 망설이고만 있자 성영준이 차갑게 말했다.
나는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누가 책임지지 않는대요. 지금 해줄게요, 당장!”
책임을 지겠다는 나의 결심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빠르게 손을 배에 가져다 댔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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