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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벌건 대낮부터

나는 있는 초대한 옷장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 다행인 것은 룸서비스가 점심 식사를 가져온 것이었다. 성영준은 나갈 수가 없었던 탓에 점심은 문 앞에다 놓으면 되다고 했다. 그리고 직원이 떠난 다음에 성영준은 옷장 열고 뭘 하려던 건지 까먹은 듯 곧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하하하, 정말 하늘이 날 도와줬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나는 바로 옷장에서 기어 나온 뒤 고개를 돌려 살피다 드디어 옷 무더기 사이에서 나의 옷을 발견했다. 나는 도둑처럼 그 옷을 품에 안은 뒤 얼른 드레스 룸을 나왔다. 바닥에는 두꺼운 카펫이 깔려 있어 샤워 중인 성영준에게 발소리가 들킬 걱정은 없어 나는 재빨리 현관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성영준이 욕실에서 걸어 나올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스위트룸의 욕실은 문 바로 옆에 있었다. “꺅!”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자 헐벗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진짜였다. 수증기 속으로 보이는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 하나도 가려지지 않았다. 그렇게 바로 나와 마주친 것이다. 이 순간의 놀라움은 지진을 겪은 것보다 더했다. 막 찾아서 품에 안았던 옷들은 놀라 손이 떨리자 바닥에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나는 두 눈이 다 휘둥그레졌다. 하늘에 맹세컨대 나는 절대로 훔쳐보지 않았다. 감히 즐길 엄두도 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이런 상황은 또 처음이라 미처 반응하지 못했던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얼른 등을 돌렸다. 공교롭게도 맞은 편에는 전신 거울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거울을 통해 한 번 더 보게 되었고 방금 전에 보지 못했던 곳도 이번에는 완전히 제대로 확인했다. 아아아, 나는 얼굴이 터질 듯이 뜨거워졌다. “벌건 대낮부터, 아니, 아니…. 부끄러움도 몰라요?” 등 뒤의 성영준은 한참을 부스럭거렸다. 다시 내 앞에 선 그는 샤워가운을 다 챙겨입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차갑게 굳은 얼굴은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꼴이었다. “소지안, 똑바로 얘기해. 내가 뭘 부끄러움을 몰라? 내 방에서, 출장 갔다 돌아와서 씻는 데에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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