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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장 겁도 없이

성영준은 담담하게 응이라고만 대답했다. 더 아무 말은 없었다. …사실 꽤나 속상했다. 나는 슬픔에 가득 찬 눈으로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돌아가는 길을 기억할 리가 만무해 거의 멍한 걸음으로 성한 그룹 빌딩을 나섰다. 입구에는 당직을 서는 경비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향기 아가씨는 회사 오기 싫어했으면서 요 며칠은 왜 매일같이 출근하시는 거지? 성한 그룹에서 이제 일하는 건가?” “그럴 리가, 당시에 엄마 성인 허 씨를 따르겠다고 하는 바람에 어르신한테 사당에 갇혀서 매를 얼마나 맞았었는데. 게다가 회사에 대표님이 이렇게 열심히 하시고 계시잖아. 회장님께서는 향기 아가씨를 더 강요하지는 않을 거야.” “그럼 다행이지. 향기 아가씨는 참 명줄도 좋아. 대표님 같은 동생이 다 지켜주고 있으니 가족 사업 때문에 정략결혼을 할 필요도 없고 하고 싶은 춤도 계속 출 수 있고….” 멀지 않은 곳에서 그 대화를 들은 나는 마치 살아나는 듯했다. 허향기가 성영준의 누나라고? 연인이 아니라고! 이런 엄청난 좋은 소식에 나는 잔뜩 흥분이 됐고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난 이미 엘리베이터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를 만나러 말이다! 아무리 도도하다고 해도 계속 뻔뻔하게 달라붙을 생각이었다. 너무 흥분했던 탓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나는 그대로 안으로 달려갔다. “아!”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은 알아채지 못한 탓에 나는 그대로 그 품에 안겨버렸다. 당황함에 얼른 바로 서서 사과를 하려는데 언뜻 성영준 특유의 차가운 우드 향이 느껴졌다. 그에 나는 조금 반가워졌다. 생각해 보면 이 늦은 밤에 대표 사무실에 성영준 외에 다른 사람이 있을 리는 없었다. 하하하, 그런 생각에 나는 사과를 하기는커녕 되레 상대 허리를 더 꽉 끌어안았다. “ㅅ, 삼촌, 귀신 있어요!” 얼마나 똑똑한지, 나는 아주 당당한 핑계까지 생각해 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깊은 밤이었고 이제 겨우 19살인 여자애는 겁이 많으니 무서워하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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