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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타인의 인생은 존중해야지

임유민은 코웃음을 쳤다. “쳇, 시험 문제 좀 푸는 게 뭐 대단하다고. 시야가 좁은 직장인들이야 공부로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지태야, 넌 앞으로 가업을 이어받을 거잖아. 넌 태어났을 때부터 사장님이 될 운명이었던 거야. 만약 모든 일에 사장인 네가 다 직접 나서야 한다면 직장인들은 다 퇴사하게?” “게다가 사람들은 다 각자 타고 나는 명줄이라는 게 있잖아. 직장인들은 더욱더 많은 돈을 벌려면 제대로 공부를 해야하는데 지태 넌 그냥 인생을 즐기면 그만이야.” “왜냐하면 그게 바로 성씨 가문의 옛 조상들이 후대를 위해 노력한 결과니까.” “뭐, 쟤네들은… 하, 질투하고 시샘하는 것 외에는 후대들이 이렇게 고생이나 하게 노력하지 않은 조상 탓을 하는 수밖에 더 있겠어?” 임유민의 저런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성지태는 기분이 바로 나아졌다. 이어지는 졸업식에서 두 사람은 아예 자리를 비웠다. 무슨 이런 것에 참갛할 급이 안된다나? 성지태가 오타바이에 시동을 걸고 임유민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춟라하려는데 서북대의 학생 모집부서의 직원이 나의 모교로 찾아왔다. 그들은 직접 입학 통지서를 나에게로 건네주었다.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 성지태는 멀지 않은 곳에서 나를 차갑게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를 무시한 채 입학통지서를 쥐고 슬쩍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와 성지태가 걸어갈 길은 완전히 정반대가 되었다. 더 이상 지난 생에서처럼 대학마저도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닐 필요가 없었고 그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나를 낮출 필요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 강수진이 구급차에 실려 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유는 바로 성지태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인사를 시키겠다고 임유민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바람에 강수진은 혈압이 올라 그대로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고 한다. 성태한은 아예 서슬 퍼런 얼굴로 구급차에 탔다고 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강수진의 주치의는 바로 양지수의 고모였다. 강수진이 입원한 동안 임유민은 완전히 저자세로 들어가 세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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