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공교롭게도
다만 핸드폰에는 성영준이 보낸 문자가 있었다.
[축하해, 만점자.]
프로필 사진은 계정 가입하면 자동으로 설정되는 회색 사람 배경이 다였이다.
이건 성영준이 처음으로 내게 보낸 메시지였다.
이러니 진 교장 일행을 상대할 겨를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화장실 간다고 핑계를 대며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간 나는 안방에 숨어 성영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삼촌,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다 삼촌이 도와주신 덕이에요. 밤에 시간 있어요? 제가 밥 살게요.]
문자를 보낸 뒤 나는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대화창을 쳐다봤다.
아무리 기다려도 성영준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 나는 조금 조급해지기까지 했다.
신호가 안 좋은 건가?
새로고침하고 또 새로고침을 했지만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인터넷 문제는 아니겠지?
한참을 법석을 떨던 나는 노트북으로 등록을 했다.
답장이 있었다!
성영준의 답장은 간결했다.
[시간 없어]
나는 얼른 답장을 보냈다.
[그럼 언제 시간 있으면 얘기해줘요. 전 다 되니까, 기다릴게요.]
이번에 성영준의 대답은 꽤 빨랐다.
[그럴 필요 없어. 이번 일은 네가 번역 일 도와줘서 쟁취한 기회인 거잖아.]
엉엉, 이 남자는 왜 이렇게 조급하게 나와 선을 그으려는 걸까.
내가 얼른 메시지를 작성했다.
그에게 내가 바라는 학교는 어디이며 무슨 전공을 선택할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 성영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걔더러 숙모라고 부르라고 하니까 기분이 좋아?]
이 말투… 비록 성영준의 얼굴을 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이게 뭐 내 탓인가.
다 강수진이 괜한 말을 해서 그렇게 한 것 아니던가.
기다려보라지, 언젠가는 성지태가 기꺼이 나를 숙모라고 부르게 할 생각이었다.
나는 두 볼을 빵빵하게 붚루리며 원래 내용을 지우고 뻗대듯 대답했다.
[좋아요, 엄청 좋았어요! 너무 좋아서 죽을 것 같았어요!]
성영준은 아마 바쁜 듯 밤이 될 때까지 나에게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나는 이리저리 뒹굴며 잠에 들지 못하다 끝내는 베란다로 가서 몰래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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