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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보고 싶어

한 시간 뒤. 캐리어를 들고 집에 도착했을 때, 놀랍게도 임유민이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 [소지안, 난 고맙다고 안 할 거야.]웃겨 죽을 것 같았다. 같이 숨겨준 게 어디 그녀의 감사 인사 하나 듣겠다고 한 짓일까. 나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임유민에게 답장을 하기도 전에 거실 한구석에 산처럼 쌓인 각종 선무들이 보였다.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했다. 온갖 브랜드가 다 있었다. 가장 위에 있는 것은 액세서리였고 그 위에는 결혼을 의미하는 복자가 붙어 있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 이거 설마 성태한 부부가 보낸 예물은 아니겠지? 순간 임유민을 신경 쓸 겨를 같은 건 없이 얼른 엄마에게 전화를 ㄱ러었다. 통화는 빠르게 연결이 되었다. 전화 너머로 엄마는 냉소를 흘렸다. “네 예상이 맞아. 그 선물들 확실히 성태한 부부가 보낸 거야. 뭐가 됐든 꼭 너한테 보여줄 거라고 하면서 뭐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준비할 수 있대.” “….” 너무 화가 나 분노하고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 나는 분노를 참고 엄마에게 물었다. “성지태는 이 일 알아요?” “내가 아는 성태한 부부라면 혼약 같은 건 부모님의 안배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성지태는 모를 거야. 아마 준비부터 하고 몰아붙이려는 거겠지.” 엄마는 잠시 멈칫하다 이내 말했다. “내일이 괜찮은 날짜라고 하던데, 너 도대체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하, 참 대단들도 하시네. 모레면 성적이 나오는데 내일 약혼을 결정하려 하다니. 이건 대놓고 나더러 성지태 재수를 도와주길 바라는 속셈이잖아요!” 지난 생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자 나는 정말로 욕설을 참을 수가 없었다. “엄마, 인부 몇 명 좀 불러줄 수 있어요? 저 이것들 전부 돌려줄래요. 그리고 전에 준 선물도 다 같이 돌려줄래요.” “그래.” 엄마의 행동력은 아주 빨랐고 이내 리무진을 하나 보냈다. 몇 명이서 다 같이 선물들을 차에 옮겼다. 공교롭게도 성태한 부부는 집에 없었고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성씨 가문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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