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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장 대단하다

허 비서는 아직 강해시에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있었다. 그는 나를 공항으로 데려다주는 길에 계속해서 아주 많은 것들을 당부했었다. 무슨 뛰어다니면 안 된다든지, 서경시에 도착하고 나면 꼭 무사히 도착했는지 알려달라든지 하는 것들이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선배님, 저 애가 아니라 이제 성인이에요.” “그래도 안 돼요. 대표님께서 특별히 당부한 거란 말이에요. 도중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다간 날 산채로 가죽을 벗길지도 몰라요.” 허 비서는 그렇게 말하며 차에서 내려 캐리어를 들어줬다. 나는 손을 흔들며 허 비서를 향해 작별 인사를 했다. 공항으로 들어간 뒤, 공항 검색대를 지나는데 별안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지태, 억지 좀 안 부리를 수는 없어?” “우리 사촌 이모가 강해시에 계셔. 내가 강해시에 온건 우리 사촌 이모를 보러 온 거야. 목의 흔적은 사촌 이모랑 같이 침 맞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생긴 거고. 그런데 넌 내가 아픈지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키스마크가 아니냐고 물어?” 말을 하는 사람은 바로 임유민이었다. 그녀는 흰색 원피스에 휴대폰을 들고 성지태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 성지태가 옆에 다른 남자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자 임유민은 버럭 화를 냈다. 그러면서 성지태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말했다. “믿든 말든 맘대로 해. 그렇게 내가 의심스러우면 나도 서경시로 안 가면 될 거 아니야.” 임유민은 그렇게 말하며 통화를 끊으려고 했다. 성지태는 아마 전화 너머에서 사과를 하고 있는 듯 임유민은 화면을 향해 눈을 흘겼다. “됐어, 태도가 진솔하니까 좀 봐줄게. 이따가 만나서 얘기해.” 통화를 마친 임유민은 또 누구에게 연락을 한 건지 부끄러운 척 물기 가득한 눈빛으로 한참을 통화했다. 그러는 내내 나를 발견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허리를 부축하며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그녀는 걸음걸이도 이상했다.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한 승객이 일행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봤어? 저 흰 원피스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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