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소지안, 부끄러움이라는 게 없어?
“움직이지 마.”
룸 현관 쪽에 있는데 길쭉한 성영준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거대한 호르몬의 기운이 점점 더 강해졌다.
나는 양손을 등 뒤로 했다.
손바닥에는 온통 깜으로 가득했다. 1미터, 30센티미터…. 아아, 벌써 발끝과 발끝이 서로 맞닿았다.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걸 보니 입을 맞추려는 게 분명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올라 나는 놀람과 흥분과 부끄러움 뒤섞인 채 고개를 들었다.
마침 성영준이 손을 들어 올리는 걸 발견했다.
이, 이건 내 뒤통수를 잡으려는 걸까?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뒤통수를 잡고 거칠게 입을 맞추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다급하게 앞으로 몸을 기울여 머리가 너무 문에 닿지 않게 조금의 틈을 내 그가 더 쉽게 잡을 수 있게 했다.
남자와 입을 맞춘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키스를 할 땐 눈을 감아야 한다는 건 알았다.
그래서 나는 두근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두 눈을 감았다.
성영준은 분명 질투를 한 것이다. 그러니 갑자기 이렇게 훅 다가오는 것이겠지.
아아아, 막 흥분해 있는데 머리 위로 성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 번역가. 아무리 성한 그룹의 정직원은 아니래도 이미지는 챙기지 그래.”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나뭇잎 하나를 건넸다.
누르스름한 게, 언제 내 머리에 떨어진 건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가발까지 몇 가닥 엉망으로 엉킨 이파리가 갑자기 불쑥 손에 쥐어졌다.
나는 그만 할 말을 이었다.
“쓰레기를 처리한 다음에 테이블에 있는 문서들 전부 번역해 놔.”
당부를 한 성영준은 셔츠 단추를 풀며 성큼성큼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 문이 닫히던 찰나 시력 좋은 나는 그가 셔츠를 벗는 걸 발견했다.
아아아, 일초만 더 있었으면 벗은 몸을 볼 수 있었는데, 망할.
나는 손안의 머리카락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어떻게 된 샵이란 말인가. 머리를 붙일 때만 해도 퀄리티 신경 쓴다고 얘기해 놓고는 이제 벌써 며칠이나 됐다고 떨어지기 시작하는 건지.
나는 씩씩대며 테이블 옆에 앉았다.
당장 번역해야 할 자료는 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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