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증오에 찼던 그녀의 눈빛이 두려움으로 뒤덮였다. 주씨 일가에서 태교에 전념하던 나날, 그녀는 주강빈의 수단을 톡톡히 알게 됐다. 김하정이 24시간 내내 그녀를 철통 보안해도 주강빈은 틈새를 노리고 어떻게든 해치려고 애를 썼다. 차유리는 여태껏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는지 모른다. 그녀가 몸을 파르르 떨자 주강빈의 눈동자가 음침하게 변했다. 신수아는 그에게 절대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고 전했다. 그 말만 아니었어도 차유리를 진작 아작냈을 것이다. 다행히 배 속의 아이를 해결했으니 골칫거리가 하나 줄어든 셈이다. 주강빈은 그녀를 내팽개치고 티슈로 손을 닦았다. “당장 꺼져! 두 번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고.” “또다시 내 눈에 띄는 날엔 네 인생도 끝장이야.” 그는 경고 조로 쏘아붙이고 병실을 나섰다. 잔혹한 그의 경고에 차유리는 간담이 서늘해져서 이불을 꽉 잡아당겼다. 그 시각, 경주에서 신수아는 박지훈과 한서연을 시골에 보낸 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파트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했으니 슬슬 연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여기 더 남아 있으면 귀찮은 문제만 생길 뿐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생각을 마친 후 신수아는 재빨리 아파트에 돌아가서 짐을 빼기로 했다. “뭐라고요? 누가 이 집을 사서 나한테 줬다고요?” 부동산 직원의 말을 들은 그녀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곧이어 부동산 직원이 집문서를 건넸다. “자, 봐요. 여기 수아 씨 이름이 적혀있잖아요.” 서류 끝자락에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서명했다. 익숙한 필체를 바라보며 그녀는 미간을 구겼다. 더 캐물으려고 할 때 부동산 직원이 문밖을 가리켰다. “저기 있네요, 수아 씨한테 집 선물한 사람.” 문 앞에 서 있는 주강빈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수아야.” “이거 지금 무슨 뜻이야?” 신수아는 부동산 직원에게 인사를 드리고 얼른 밖에 나왔다. “이럴 필요 없다고!” 주강빈은 속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안으려고 했지만 신수아가 얄짤 없이 뿌리쳤다. “너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