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할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이변섭은 잘 알고 있었다.
강수지는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이니 대를 이어가는 도구일 뿐이다.
강수지는 멍해 있다가 물었다. “변섭 씨도 같은 생각이에요?”
“장난해?” 이변섭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너는 내 아이를 낳을 자격이 없어.”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녀의 뱃속에는 지금 생명 하나가 자라고 있는데 어떻게 다시 임신할 수 있겠는가!
“알았어요.” 강수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가 의심하지 않도록 사모님 역할을 잘할 게요.”
그녀의 시큰둥한 표정을 보는 이변섭은 마음이 몹시 언짢았다.
“강수지, 너 바보 아니냐?” 그가 다가와 벽에 그녀를 밀어붙였다. “넌 내 아이를 임신하고 싶어야 맞는 거야.”
강수지는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에요.”
“아기 때문에 내가 너한테 잘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 감옥에 있는 아버지와 병원에 있는 어머니도 외손자의 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강수지는 이변섭과 시선을 마주쳤다.
매우 솔깃한 제안이다.
몇 초 뒤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어요. 변섭 씨, 제가 당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면 당신은 아이를 자신의 것으로 간주할 거예요. 강씨 가문과와 철저히 선을 긋고, 심지어 아이의 엄마가 누구인지 알리지도 않을 거예요.”
강수지는 그야말로 세상을 다 아는 듯했다.
생각을 들켜버린 이변섭은 더욱 불쾌했다.
그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빨간 입술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 짜증이 더해져 머리를 숙이고 키스를 퍼부었다.
갉아먹는 듯한 그의 입술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강수지는 숨을 연신 들이쉬었다.
그녀는 물러서려 했지만 이변섭이 그녀의 뒤통수에 손을 갖다 대고 움직일 수 없게 했다.
“...내가 너를 원해도, 네가 피임약을 먹는 것을 지켜볼 거야.” 이변섭이 말했다. “알아?”
그는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냉수마찰을 했다.
강수지와 키스할 때마다 그는 반응이 왔다.
“젠장!”
지금 할아버지가 또 사람을 심어두었으니 강수지는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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