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진미숙은 남편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그의 어깨에 몸을 기대고 결심하듯 말했다.
“이제부터 희영이랑 거리를 두고 지낼게요.”
두 사람은 이렇게 얘기를 마무리하고 잠을 청했다.
한편 온서우는 침대에 누워서도 시험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다. 정상철이 이번 시험을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했으니 누군가 뒷거래를 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실력이라면 그녀도 충분히 있으니 시험을 치르는 데는 자신이 있었지만 설령 합격한다고 해도 ‘뒷거래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따라붙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본인의 실력으로 결국 그 오해를 풀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 소문이 정씨 가문에 끼칠 영향이었다.
이리저리 생각하던 온서우는 마침내 방법을 하나 떠올렸다.
다음 날 아침 온서우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부대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인 하도연을 만나 홍보과 자리에 지원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그중에 주지영도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어젯밤에 소문을 되짚어 보다가 온서우는 장희영 모녀가 지난번에 집에 왔을 때 주지영의 고모가 홍보과 부과장이라는 이야기를 흘렸던 것을 떠올렸다.
그때 장희영이 굳이 온서우에게 그 자리를 포기하고 결혼을 준비하라는 말을 했던 것도 혹시 주지영이 그 자리를 노리는 것 아닐까 싶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온서우는 아침부터 군악대로 달려온 것이다.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자 하도연이 훈련복을 입은 채 서둘러 달려왔다.
“서우야!”
하도연은 오자마자 온서우의 팔짱을 끼고 온서우가 입을 떼기도 전에 급히 말했다.
“마침 나도 너한테 어떻게 연락할까 고민하고 있었어! 너한테 알려줄 게 있어. 혹시 다른 자리 알아보는 게 어때? 네가 지원하려던 그 자리 쉽지 않을 것 같아.”
그러자 온서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무슨 일 있었어?”
하도연은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낮은 목소리로 온서우의 귀에 속삭였다.
“들리는 소문에 홍보과 모 고위직의 친척도 이번 시험에 지원했다고 해. 원래 이 자리는 내부에서 어떤 직원한테 근무 부서를 옮기게 해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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