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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그런데 애교 따위는 정서준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굳은 얼굴의 정서준은 앞으로 팔짱을 척 끼고 오만한 태도로 온서우를 내려다보았다. 온서우는 눈꼬리를 예쁘게 접고 미소를 지은 채로 정서준을 올려다보았다. 상황 설명을 마쳤고 애교도 했는데 계속 꼬투리를 잡는다면 이젠 별수가 없었다. 차가운 정서준의 얼굴에 계속 웃는 얼굴로 보이는 건 무리였다. 정서준이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온서우는 재빠르게 펜과 공책을 챙겼고 몸을 돌려 방을 나서려 했다. 그러나 두 걸음 정도 내디뎠을 때 경고를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무슨 의도로 여길 왔는지 몰라도 내 집에서 계속 머물고 싶다면 허튼수작은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 말에 온서우도 발끈했다. 다른 사람이 먼저 도발하지 않는 이상 얌전히 살며 혼자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한테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루빨리 군악대에 들어가 정씨 가문에 이바지하려고 하는데 온서우는 갑자기 허튼수작을 부리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여기가 소설 세상이 아니었다면 온서우는 평소 성격대로 버럭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긴 소설 세상이었고 무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정씨 가문을 떠난다면 돈도 없고 힘도 없어 길거리에서 구걸이나 할 것이다. 너무 화가 나 심장이 벌렁거렸지만 온서우는 심호흡을 하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애써 덤덤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서준 오빠, 왜 저한테 이유 모를 적대심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빠한테 아무런 마음도 없으니까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한테 피해 가는 일 절대 없을 거예요.” 그리고 온서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방으로 들어갔다. 정서준은 그 자리에 남아 멀어지는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두운 탓에 정서준의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주변 공기가 얼어붙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1분가량 그 자리에 남아 있던 정서준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 방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그때 사라졌던 온서우가 다시 등장했다. 편한 홈웨어 치마 아래로 길고 흰 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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