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1초, 2초... 그리고 3초째 되는 순간 갑자기 손전등 불빛이 이쪽을 비추며 빠른 발소리와 함께 거칠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는 거야! 극장에서 지금 무슨 짓이야!”
온서우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손가락 틈으로 상황을 살폈다. 그 틈으로 단정한 옷차림에 팔에 완장을 찬 중년 여성 두 명이 급히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온서우는 작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설마...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 그저 실수로 정서준의 허벅지를 만졌을 뿐인데 자율방범대 대원들한테 끌려가서 조사받는 건 아니겠지?’
정서준도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차분해졌다. 심지어 그는 속으로 결혼 보고서를 어떻게 쓸지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중년 여성 두 명은 빠른 걸음을 멈추고는 두 사람의 바로 앞줄에 섰다. 손전등 불빛이 그들과 같은 앞자리의 다른 남녀 쪽으로 향했다.
뚱뚱한 중년 여성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그들 앞의 남녀에게 말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문란하게 영화관에서 키스하다니. 한참 동안 지켜보고 있었어!”
마른 체형의 중년 여성도 엄격한 얼굴로 말했다.
“두 사람 어느 단체 소속이에요? 무슨 관계인데요? 둘 다 주민등록증 내놔요!”
영화는 이미 중단됐고 상영관 안의 불이 환히 켜지면서 관객들이 구경하려고 모여들었다.
온서우와 정서준은 그런 구경꾼들 사이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온서우는 그 남녀를 조심스레 쳐다보았다. 남자는 얼굴이 크고 이목구비가 평범한 데다 작은 눈 때문에 인상이 다소 흐릿했다. 반면 그 옆의 여자는 군복을 입고 둥근 얼굴에 큰 눈을 가졌으며 단정한 단발머리가 그 시대의 미인 기준에 부합했다.
주변 사람들도 그 남녀를 흘깃거리며 보다가 여자 쪽이 군복을 입은 것을 발견하고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머나, 여군이 공공장소에서 키스했다고요?”
“이거 군 규율 위반 아니에요? 소속 부대가 알면 파면당할 텐데?”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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