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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온서우는 영화 화면을 집중해서 바라보며 정서준에게 땅콩을 하나 까주고는 다시 종이봉투에서 땅콩을 하나 꺼내 자기 입에 넣었다. 짭짤한 땅콩 두 개를 먹으니 약간 목이 말랐다. 이윽고 자연스럽게 정서준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그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사이다 좀 줘요.” 온서우의 숨결이 정서준의 귀에 닿자 그는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그의 입술이 온서우의 뺨을 스쳤다. 매끈한 촉감은 예상했던 대로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은은하게 풍기는 그녀의 향기는 그의 몸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정서준은 사이다 병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며 뻣뻣해진 팔을 움직여 온서우 쪽으로 사이다 병을 내밀었다. 온서우는 영화에 푹 빠져 있다가 옆에서 건넨 사이다 병이 눈에 띄자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었다. 그런데 시원해야 할 사이다 병이 왠지 뜨겁고 단단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정서준이 사이다 병을 너무 오래 쥐고 있어 뜨거워진 줄로만 알고 속으로 정말 뜨거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온서우는 원래 몸이 차가운 편이라 따뜻한 물건을 잡게 되면 본능적으로 온기를 찾듯 손을 비비곤 했다. 부드러운 손이 그의 팔 위에 닿자 정서준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순간 점심때 온서우가 젓가락을 들던 그 하얗고 가느다란 손이 떠올랐다. 손목은 새하얗고 매끄러우며 손가락은 꽃처럼 곱고 아름다웠다. 살짝 분홍빛이 감도는 손톱은 마치 꽃잎 같았다... 분명 가을 초입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마치 한여름이 다시 찾아온 듯했다. 뜨거운 열기가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한편 온서우는 만질수록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왜 점점 더 뜨거워지지? 게다가 울퉁불퉁한 질감도 있다니... 이게 정말 사이다 병이 맞나?’ 그제야 그녀는 이상함을 깨닫고 고개를 내려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손이 정서준의 팔을 잡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튀어나온 울퉁불퉁한 부분은 그의 혈관과 힘줄이었다. 온몸의 피가 머리로 쏠린 듯 온서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죄, 죄송해요.” 그녀는 놀라서 손을 확 빼며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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