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손민재는 온서우 옆에 있는 약주를 보고선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었다.
“동석 아저씨한테 진찰받으러 갔어요?”
황동석과 정서준은 나이를 넘어선 친구이자 서로에게 각별한 존재다. 예전에 정서준이 탈골됐을 때도 황동석의 손을 거쳤고 덕분에 다치기 전보다 훨씬 좋아진 적도 있다.
다만 정서준은 황동석에게 신세 지는 걸 싫어했다. 그러니 누군가를 데리고 황동석을 찾아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온서우는 그런 줄도 모르고 손민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손민재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정서준을 쳐다보다가 하마터면 손에 쥔 젓가락을 놓칠뻔했다.
‘뭐지?’
‘천하의 대대장님이 여자와 함께 진찰받으러 갔다고? 그것도 동석 아저씨한테 신세를 졌단 말이야?’
집단 임무를 수행하던 중 여군이 발이 아프다고 얘기 할때마다 정서준은 참으라고 단호하게 얘기하던 사람이다. 참지 못하겠으면 군인이 될 자격이 없으니 당장 군복 벗고 나가라는 소리까지 했었다. 정말 냉혹하고 무자비한 인간이다.
손민재가 생각에 잠긴 그때 종업원이 음식을 들고나왔다.
작은 테이블 위에는 접시들이 하나둘 놓이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가득 찼다. 손민재는 오늘따라 음식을 많이 시키고 과식하는 정서준이 이해되지 않아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봤다.
“먹자.”
정서준은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싸늘하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흠칫한 손민재는 재빨리 시선을 거두고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두 사람의 반응을 살피지 못한 온서우는 음식을 보며 말했다.
“평소 훈련하느라 힘드실 텐데 많이 드세요. 오늘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두 분이 없었다면 전 이렇게 편안하게 앉아서 밥 먹을 수 없었을 거예요.”
어쩌면 손에 단검을 쥔 채로 두 변태와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
손민재는 음식을 접시에 옮겨 닮으며 말했다.
“고맙다는 인사는 저 말고 우리 대대장님한테 하는 게 맞아요. 휴가인데 본가에 안 가셨거든요. 실은 곧 결혼하는 동료가 있는데 같이 축하 선물 사러 가자며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나온 거예요. 대대장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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