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노란색 원피스는 워낙 잘 팔리는 아이템이어서 실패할 리가 없지만 셔츠에 스커트를 입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패션이라 참다못한 판매원이 입을 열었다.
“긴바지를 입어보는 게 어때요? 핑크색 셔츠에 검은 바지를 사가는 손님들이 많거든요. 이게 훨씬 더 잘 어울려요.”
판매원은 곧바로 바지 하나를 온서우에게 건네주며 탈의실 커튼을 가리켰다.
“들어가서 입어보세요.”
온서우는 차마 판매원의 호의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
“바지랑 치마 둘 다 입어볼게요. 뭐가 더 잘 어울리는지 한번 봐주세요.”
온서우는 갈아입으러 탈의실에 들어갔다.
옆에는 다른 손님이 있었는데 마침 핑크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손에 들고 있었다. 최근 유행하는 세트라서 그런지 온서우가 탈의실에 들어가자 착용샷이 궁금한듯 팔짱을 끼고 옆에서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서우가 나왔다.
셔츠와 바지의 조화는 아주 단정했다. 온서우의 아름다운 외모와 하얀 피부까지 더해지니 옷태가 훨씬 살았고 그 모습에 판매원과 손님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너무 예뻐요.”
온서우는 선반에 있는 은색 버클이 달린 여성용 벨트를 골라 다시 탈의실로 들어갔다.
“그럼 이제 치마로 갈아입을게요.”
탈의실에 들어간 그녀는 바지를 벗고 플리츠 스커트를 입었다. 셔츠는 스커트 안으로 집어넣은 후 허리에는 벨트를 찼고 하얀 양말에 단화까지 신으니 영락없는 대학생이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온서우는 치맛자락을 들고 빙글빙글 돌며 판매원에게 물었다.
“어때요? 뭐가 더 예뻐요?”
이건 현실 세계에서 최근에 유행하는 긱시크룩이다. 청순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는 부잣집 아가씨 느낌을 물씬 풍겼다. 다만 아쉬운 건 메리제인슈즈를 신고 있다면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 짙어질 텐데 그럴 여건이 안 된다.
판매원과 손님은 한참 동안 물끄러미 온서우를 바라보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치마가 훨씬 잘 어울려요. 안목이 탁월하시네요.”
“맞아요. 바지보다 나아요. 뭐랄까... 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아가씨 같아요.”
온서우는 웃으며 화폐를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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