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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원유희가 눈물을 머금은 눈을 치켜떴다. “생리통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그녀가 배를 움켜쥐고 있는 걸 본 안가희가 물었다. “심각해? 병가 내고 병원 가보는 게 어때?” 그러자 뒤에 있던 장인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어이가 없네. 생리통 때문에 휴가를 다 내고. 나도 생리 때마다 아프지만 단 한 번도 휴가 낸 적이 없었잖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안가희가 목소리를 낮추며 눈살을 찌푸렸다. “내 말이 틀렸어요? 여자라면 다들 생리통쯤은 가지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 걸로 일일이 병가 내고 그럼 되겠어요?” “딱 봐도 심각해 보이잖아요.” “어차피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 장인영의 적반하장에 안가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장인영은 전 팀장과 워낙 사이가 좋았던 동료였고, 전 팀장은 원유희 때문에 해고된 거나 마찬가지니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원유희가 벽을 짚고 힘겹게 일어섰다. “괜찮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화장실을 나섰다. 물론 생리통이라고 말한 건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 그렇다고 진짜 이유를 말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성형외과 전체는 김신걸의 주관이나 마찬가지, 병가든 월차든 내면 바로 그가 알게 될 것이다. 마치 그녀가 해고된 지 12시간도 되지 않아 득달같이 전화를 걸어왔던 것처럼 말이다. 김신걸의 감시하에서 신분증이며 여권을 가지고 있다 한들 제성을 떠나기는 쉽지 않을 터. 하지만 딸이 아프다니 모든 걸 버리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설령 다시 김신걸에게 잡힌다 해도 말이다. 원유희는 최대한 아무 일도 없다는 표정으로 일을 했지만 속은 타들어갔다. 30분 정도가 지나고 결국 초조한 마음을 못 이긴 원유희는 화장실로 들어가 영희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발신음이 울리는 1분 1초가 고통스럽게 느껴지던 그때, 드디어 영희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모님, 애는 좀 어때요?” “방금 병원에 도착했어요.” 영희 이모가 숨을 헐떡였다. 원유희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축 처진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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