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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무전취식?” 김신걸의 담담한 말투와 검은 눈은 헤아릴 수 없다. “그렇습니다! 온몸에 싸구려 옷을 입고 저희 레스토랑에 와서 무전취식을 하다니, 매우 이상한 사람입니다! 하긴, 저희 레스토랑의 음식은 제성에서 손에 꼽히니 가난한 사람들이 한 끼를 먹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지요!” 지배인이 말하자, 김신걸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고 안으로 걸어갔다. “김 선생님, 룸은 이쪽에 있습니다…….” 지배인이 다급하게 말을 건넸지만 그는 듣지 못한 듯 긴 다리로 걸음을 옮겼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한 손은 의자를 당긴 뒤 앉아 차가운 눈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얼굴을 약간 기울이며 시선을 피했다. 지배인은 눈치가 매우 빨랐고, 그렇지 않으면 지배인의 직위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채자 안색이 매우 어수선해졌다, 설마…… 두 사람이 아는 사이는 아니겠지? 하지만 이 여자가 입고 있는 옷은……. “얼마지?” 김신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아닙니다! 이 분은 돈이 부족하지도 않고, 무전취식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아가씨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옷을 입고 계시고 제 눈이 어둡고 안목이 천박했습니다!” 지배인은 쩔쩔매며 말을 했다. 김 선생님이 어떤 신분인가? 그의 앞에서 자신은 한낮 개미 새끼에 불과했다. 원유희는 순식간에 다른 얼굴로 바뀐 지배인을 보며, 속으로 그가 안목이 천박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비싼 옷을 입은 것은 더더욱 아닌, 존재감이 강한 김신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배인은 김신걸이 말이 없자 급히 눈짓으로 종업원에게 테이블의 식기를 치우라고 하며 물었다. “김 선생님, 오늘은 어떤 음식으로 준비를 해드릴까요?” “늘 먹던 대로.” “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지배인은 허리를 급격히 굽혔고, 그가 멀어지는 것을 보자 비로소 허리를 곧게 펴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원유희는 김신걸이 여기서 식사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오히려 재수가 있는 건지 없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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