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화
이전에 휴대폰에 저장했던 김명화의 번호를 삭제하지 않았다. 원유희는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였다.
게다가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두 사람은 당연히 연락을 하지 않는 게 맞았다.
지금 김명화가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것일까?
“엄마, 나쁜 사람이에요?”
상우가 물었다.
원유희는 정신을 차리고 그의 작은 머리를 어루만졌다.
“아니야.”
아이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아무렇지 않게 베란다에 가서 받았다.
“무슨 일로 왔어?”
“아파트 앞이야, 내려와 잠깐 얘기해.”
김명화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의도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그럴 필요가 없겠어? 너한테 공유하고 싶은 재미있는 일이 있는데.”
원유희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김명화와 공유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난 관심 없어.”
김명화는 그녀가 전화를 끊으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네가 내려오지 않는다면, 나는 올라가서 네 집 문을 두드릴 거야.”
원유희는 안색이 불쾌했다, 역시 같은 피가 흐르는 김씨 사람들이다, 김신걸과 하는 짓이 똑같았다!
그녀는 김명화가 올라와 아이들을 발견하게 할 수는 없으니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전화를 끊고 원유희는 삼둥이에게 말했다.
“엄마 내려갔다가 바로 올라올게, 나가지 마?”
“알겠떠요!”
삼둥이는 이구동성으로 귀엽게 답했다, 엄마의 말을 항상 잘 들었고 사고 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엄마가 나가자마자 그들은 머리를 맞대어 상의했다.
“엄마 내려가서 뭐해?”
“걸려온 전화 때문이야!”
“나쁜 사람일까?”
“아니면 아빵?”
유담은 눈을 번쩍 떴다.
조환은 작고 통통한 손을 유담의 손등에 올려 엄숙하게 말했다. 두 통통한 손이 겹쳐져 마치 찐빵처럼 귀엽기 그지없었다.
“아빠는 이제 우리 아빠가 아니야!”
“우리는 꽁꽁 숨어서 나중에 아빠에게 깜짝 선물을 줘야 해!” 상우.
“우린 놀자!”
유담은 땋은 머리가 대롱대롱한 채 말했다.
원유희가 아파트를 나서자 도로 옆에 은색 아우디 A8이 밤하늘 아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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