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4화
김신걸은 회사에서 일을 다 처리하고 어전원으로 돌아갔다.
사실 회사에 가서 처리하는 일도 모두 원유희에 관한 일이었다.
아직도 김명화의 흔적을 찾고 있었는데, 그건 회사 내부의 일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었다.
하루라도 김명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안심할 수 없을 테니까.
롤스로이스가 어전원으로 들어서자 김신걸이 차에서 내려왔다. 늘씬한 다리는 왠지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 같았다.
거실에 들어서자 김신걸이 물었다.
“사모님은?”
“위층에 있어요.”
“한 번도 내려온 적이 없어?”
“네, 방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해림이 말했다.
“낮잠 주무시나 봅니다.”
김신걸은 말을 하지 않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원유희는 창문에 뛰어들자마자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놀라서 얼굴색이 약간 변했다.
왜냐하면 김신걸을 제외하고는 동의 없이 방에 들어올 하인이 없기 때문이었다.
김신걸은 문을 닫고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에 들어가 사방을 둘러보니 원유희가 침대에 반쯤 기대어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회사 일 다 처리했어?”
원유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김신걸을 바라보며 물었다.
“응.”
김신걸은 손가락으로 원유희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좀 차가운데.”
‘방금 밖에서 들어와서 얼굴이 아직 차가웠다. 이불속에 계속 있었다면 이렇게 차가울 리 없으니까. 김신걸은 너무 총명해서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돼.’
“얼마 안 잤어. 방금 전까지 화장실에 있었어.”
“배탈 났어?”
김신걸은 말하며 원유희의 옷 속에 손을 넣고 평평한 아랫배를 만졌다.
“아니, 얼굴 많이 차가워?”
원유희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그렇게 차갑지 않은데. 인터넷의 일들이 좀 이해가 안 돼서 그런가 봐.”
김신걸은 말을 하지 않고 원유희가 말하길 기다렸다.
“너도 알고 있을 거 아니야. 김명화가 뒤에서 꾸민 짓인 것 같아?”
원유희가 물었다.
“인터넷의 계정들 ID주소 알아낼 수 있어?”
“할 수 있지만 시간이 필요해. 고건이 저녁에 전화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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