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반전매력

“여기 사람 없어요? 누가 또 행패를 부리고 있어요.” 그때, 장민혁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그 소리에 나는 그제야 차도준을 살짝 밀치고 방문을 닫았다. 차도준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네 후배는 정말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거 같아.” “그래도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 보단 나은 거 같은데요?” 그는 차도준을 도발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제가 아니었다면 선배는 서진혁 그 쓰레기한테 맞았을 거예요. 이런 일을 보고도 나서려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전 여기서 항상 선배를 지켜줄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요?” 예전에는 그저 말다툼을 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판국이었다. 그 말에 차도준은 콧방귀를 뀌었다. “만약 당신이 여기에 있는데도 은하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 짐을 싸서 떠나야 할 겁니다.” 장민혁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나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하지만 서진혁이 오늘 찾아온 덕분에 이혼 소송에 필요한 증거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됐어.” 그러자 차도준과 장민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뺨을 진짜 때리지는 않았지만 엄연히 가정 폭력이야.” 나는 휴대폰을 꺼내 CCTV 영상을 보여주었다. 나는 서진혁이 나한테 폭력을 행사한 모든 과정을 녹화했었다. 조금 전 그의 전화를 끊었던 순간부터 나는 이럴 것을 예견했었다. 그래서 일부러 그를 화나게 한 것이다. “선배, 역시 선배는 다 계획이 있었던 거였어.” CCTV 영상을 확인한 후, 차도준은 나를 한껏 존경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무실에서 만날 바에야 그냥 집 앞에서 만나는 게 나을 것같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긴장을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CCTV 영상을 도둑맞을 염려도 없으니까.” 내 말에도 차도준은 장민혁처럼 기뻐하기보단 오히려 나한테 가까이 다가와 내 얼굴을 이리저리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