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마마보이

내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장민혁은 맞은편에 앉아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선배, 서진혁이 말한 차도준은 누구야? 국내에 차씨 성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많지 않은데 설마 서진 그룹과 관계가 있는 건 아니지?” 장민혁은 줄곧 해외에 있어서 국내 상황에 대해 잘 몰랐다. 나는 잠시 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장민혁이 갑자기 나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됐어.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어차피 그 차도준이란 사람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 같으니 어쩌면 곧 만날지도 모르지.” 순간, 왠지 모르게 나는 장민혁의 말투에서 별로 좋지 않은 예감을 느끼게 되었다. 장민혁과 차도준은 둘 다 성격이 워낙 강해서, 그들이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친 후, 나는 장민혁을 데리고 우리 별장으로 돌아갔다. 장민혁의 집은 아직 인테리어를 다 끝내지 못해 잠시동안 우리 집에 머물기로 한 것이다. 내가 한창 장민혁과 함께 물건을 정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장민혁은 손에 들고 있던 옷을 내려놓고 문을 열러갔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내가 막 계단을 내려가자 장민혁과 차도준이 마주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슨 일인지 두 사람의 안색은 잔뜩 어두웠다. “선배, 이 사람이 바로 그 쓰레기가 말한 차도준이야? 잘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선배랑은 어울리지 않아.” 장민혁은 보란듯이 의기양양하게 한마디 했다. 그런 그에게 차도준은 안중에도 없는 거 같았다. 차도준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로운 표정으로 장민혁을 흘겨보더니 이내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 사람이 네가 말한 후배야? 다 큰 어른이 입만 열만 선배, 선배. 아주 마마보이가 따로없네.” 그 말에 장민혁의 표정은 잔뜩 굳어졌다. 장민혁의 말솜씨는 차도준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 차도준의 독설은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분위기가 잔뜩 굳어진 것을 보고 나는 겸연쩍에 두 사람 앞으로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