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너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아
엄마의 지나친 친절에 순간, 나는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차도준은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
“괜찮습니다. 저희는 그저 이웃입니다. 이웃끼리 서로 돕는 건 당연한 일이죠.”
순간, 나는 분위기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기회를 타서 재빨리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결국 엄마에게 구석으로 이끌려가고 말았다.
잠시 후, 엄마는 목소리를 낮추며 한마디 했다.
“너,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해. 너희 둘 무슨 사이야?”
“엄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희는 친구예요. 친구. 아까 다 설명했잖아요.”
“말도 안 돼.”
그러자 엄마는 즉시 반박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엄마는 너를 바라보는 차 대표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어.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누구도 몰라.”
그 말에 나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차도준은 길가를 지나가는 강아지도 저렇게 깊고 진한 눈망울로 쳐다볼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내 설명은 듣지도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차 대표는 아주 좋은 사람인 거 같아. 너도 차 대표한테 관심이 있다면, 이혼을 하고 나서 한 번 잘해봐. 엄마가 너를 응원해 줄게.”
그 말에 나는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엄마, 전 도준이한테 그런 뜻은 전혀 없어요.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됐어요. 피곤해요. 그럼 전 이만 들어가서 쉴게요.”
“은하야, 은하야…”
나는 차도준에게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러다가 문득 연하윤을 돌보고 있는 연준영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그 모습에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비아냥거렸다.
“누군가는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을 거 같아. 나중에는 목숨까지 내놓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야.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도 모르고 쯧.”
연준영은 연은하가 자신을 욕하는 것을 대번에 알아듣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나 잘해. 내 일은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어.”
연준영의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에, 나는 더 이상 그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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