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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유진아,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이야!” 김대훈이 물었다. “오빠, 마침 잘 왔어, 웬 거지 둘이 여기서 소란을 피우고 있잖아. 우리 호텔 이미지만 나빠지게...” 여자는 임아린과 진명 쪽을 가리키며 하소연했다. 김대훈의 눈길은 유진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을 향했다. 그리고 곧 임아린을 발견했다. 그는 임아린의 아름다운 용모와 우아한 분위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내 그의 안색이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임아린은 공식 석상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편이 아니었다. 업계에 몸담고 있는 게 아니라면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김대훈이 일반인이라면 임아린을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임 씨 가문의 사업 규모는 워낙 크고 계열사가 또한 많았다. 임 씨 가문은 귀한 손님이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접대할 때 보통 J 호텔에서 그들이 쉬고 갈 수 있도록 룸을 마련했었다. 다행히도 김대훈은 전에 임아린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바로 임아린을 알아봤다. 순간 김대훈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녀의 미움을 사면 안되었다. “시큐리티, 시큐리티 어디 있어?“ “월급 받고 하는 일이 뭔데, 빨리 이 연놈 둘을 쫓아내세요!” 유진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소리쳤다. “건방지게!” 김대훈은 화를 내며 유진의 뺨을 쳤다. 짝! 찰진 소리와 함께 유진은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오빠, 왜 그래?“ 유진은 한 손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벙져있었다. “눈 좀 제대로 뜨고 있어!” “이 분이 누군지는 아니, 이 분은 임 씨 가문의 아가씨 임아린 씨다!” 김대훈은 유진을 죽일들이 노려보았다. 그의 눈빛이 유진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유진은 김대훈의 먼 친척 동생으로, 평소 그를 뒷배로 호텔에서 자주 평범한 직원들을 괴롭히며 설쳤다. 친척이기에 김대훈은 줄곧 눈을 감아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진이 임 씨 가문의 아가씨를 건드렸다. 임 씨 가문의 권세 때문에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유진은 물론이고 물똥이 그에게까지 튈게 뻔했다. ”임...임아린!“ 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임아린을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임아린이 강성시에서 유명한 4대 미인 중 한 명인 동시에 임 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것을. 임 씨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녀의 미움을 샀다는 사실을 임아린을 짝사랑하는 재벌 2세들이 알게 된다면 유진은 닥쳐올 미래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유진은 서둘러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빌었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방금 아가씨를 몰라뵙습니다. 일부러 기분 상하게 하려던 것이 아니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유진은 벌벌 떨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여전히 무표정인 임아린을 본 김대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유진은 잠시 망설이더니 자신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녀는 죄송하다는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을 마구 때려 입가에는 피가 주르륵 흘렀다. “저의 친구에게 사과하세요!” 임아린은 퉁명스레 답했다. “네, 네...” “도련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유진은 진명이 “거지”라는 사실도 까먹은 채 황급히 진명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과하기 시작했다. 진명은 어리둥절했다. 전에 그는 무척 단순한 생활을 해왔다. 집 아니면 회사인 그런 생활. 심지어 그는 강성시의 4대 미인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임 씨 가문은 더욱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임 씨 가문이 얼마나 강한지 모른다. 그러나 방금 법원에서 임아린이 경호원들을 시켜 손은총을 볼품없이 때렸다. 지금은 임아린의 정체를 알고 놀란 유진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있다. 이 일들을 통해 그는 짐작할 수 있었다. 임 씨 가문은 분명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대단한 집안임에 틀림없다. 전 날 그는 임아린은 스스럼없이 대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하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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