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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하지만 계속 고집을 부리면 나도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백정 그 여자랑 너희 가문이 나를 저격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내 목숨을 노렸잖아. 내가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오늘 이 자리에서 네 목부터 칠 거야!” 진명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물론 그 말은 그저 임유환을 겁주기 위함이었다. 이태준과 백정 두 사람의 불륜관계를 모르는 진명이었기에 그는 줄곧 임유환과 임아린이 이복남매라고 믿었다. 백정과 임유환이 임아린을 많이 괴롭히기는 했지만 진짜 그녀의 동생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진명이 이태준처럼 냉철하고 잔인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나이도 어린 임유환이 상대하기엔 버거웠다. “그러지 마….” 진명이 보인 살기에 겁을 먹은 임유환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3초 고민할 시간을 줄게!” “하나….” “둘….” 진명은 임유환의 숨통을 부여잡고 천천히 숫자를 세면서 당장이라도 그의 숨통을 끊어버릴 듯이 손에 천천히 힘을 주었다. “그러지 마. 내가… 내가 할아버지 계신 곳까지 안내할게….” 잔뜩 겁에 질린 임유환은 곧바로 항복했다. “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지!” 진명은 냉소를 지으며 손을 풀었다. 그러고는 임유환의 팔을 붙잡고 베란다로 다가가 조용히 아래로 뛰어내렸다. “네가 앞에서 걸어. 난 이미 경고했어. 소리를 지르거나 이상한 짓을 하면 바로 죽여버릴 테니까!” 진명이 차갑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허튼짓하지 않을게….” 이미 겁에 질려 상황 판단이 안 되는 임유환이 그의 말에 반기를 들 리 없었다. 게다가 진명은 어르신만 찾게 해주면 살려준다고 했으니 굳이 그의 명을 거스를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진명의 목적은 어르신을 구출하는 것이고 진짜 그를 해칠 마음은 없어 보였다. 그렇게 임유환은 앞에서 걷고 진명은 그의 어깨를 꽉 잡고 그의 뒤를 따랐다. 가는 길에 경비 직원을 만났지만 임유환이 앞을 막고 있었기에 그들을 막는 자는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순조롭게 안채의 구석진 곳에 위치한 별채까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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