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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진명, 그 자식 옆에 아린 씨를 둘 순 없어. 이미 그 놈은 아린 씨에게 깊은 상처도 줬단 말이야!” “그 자식은 아린 씨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어!” 박기태는 억지를 부렸다. “오빠, 정신차려. 마치 오빠만이 임아린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 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박기영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박기태를 바라보았다. 박기영은 채준과 자신의 오빠가 강성에게 가장 유명한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자신의 오빠가 도대체 무슨 용기로 이렇게 당당한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여동생의 일침에 박기태는 다소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린 씨한테만큼은 줄곧 진심이었어.“ “됐고, 오빠 알아서 해!이런 일에 날 끌어드리려고 하지 마.” “난 지금 이런 시덥지 않은 말을 주고받을 시간이 없어!” 박기영은 몸을 돌려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박기태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 귀찮았다. 박기영의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박기태는 매우 실망하였다. 이때, 박기영이 다시 방에서 나오더니 입을 열었다! “오빠, 다시 생각해보니 오빠의 생각이 좀 재밌는 것 같기도 해!” “그래, 내가 도와줄게!” 박기영은 아까 전 진명의 가증스러운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박기태의 부탁이 조금은 유치하기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다짐한 것이다!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남자의 행복한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순 없기 때문이다! “날 도와주기로 다짐한 거야?” “기영아, 진짜야?” 박기태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기영아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뭐야?아까는 내가 비겁한 사람이라며 날 나무랐잖아…” “다시 생각해보니, 오빠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어.” “일단 그렇게만 알고 있어!” 박기영은 말을 마친 후, 도도하게 다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박기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라져가는 박기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정말인지, 여자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어쨌든, 박기영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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