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4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임아린이야말로 최고의 미인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진명이 이혼까지 한 적 있는 쓰레기라고 확정 지은 상태라 그가 서윤정은 물론이고 최고 미인 임아린과 어울릴 일은 더더욱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강성시 최고 미인 임아린이 자존심까지 내려놓고 무대 위로 올라가 거지 같은 진명을 두고 싸우는 꼴이라니 사람들은 어이없을 수밖에 없었다. “허튼소리 하지 마세요! 아린 씨는 자존심도 없어요? 진명은 이미 아린 씨의 고백을 정중하게 거절했어요. 근데 지금 무슨 낯으로 다들 보는 앞에서 이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 서윤정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윽박질렀다. 그녀는 임아린이 진명을 다시 붙잡기 위해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사건의 당사자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임아린의 용기에 감탄을 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임아린과 서윤정이 이미 사석에서 진명을 두고 다툰 적 있다고? 그런데 최고 미인 임아린이 서윤정한테 졌다고?”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 객석에 있는 젊은 도련님들은 눈알이 빠져나올 정도로 눈을 크게 떴다. 임아린과 서윤정이 진명을 두고 싸우고 있는 것 자체로 이미 충분히 놀라운데 그들은 자신들이 최고 미인이라고 부르는 임아린을, 자신들은 꿈도 못 꾸는 임아린을 진명이 거절했다는 사실에 살인 충동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내가 진짜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까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와 주면 안 돼? 네가 허락만 해준다면 내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줄게. 네가 평생 받은 억울함을 전부 갚아줄 수도 있어.” 임아린은 서윤정을 무시하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진명에게 말했다. 그녀는 비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낮췄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간 대로 두자.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그리고 이제부터는 윤정 씨가 내 약혼녀이니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어. 이만 돌아가 줘.” 진명은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또 거절했다고?” “우리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