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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백정은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가 이내 표정을 숨겼다. 이튿날 아침, 임아린은 혼자서 차를 끌고 명정 그룹으로 향했다. 그녀는 진명에게 따로 만나자고 전화를 하려고 하다가 진명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줬기에 직접 그에게 찾아가는 것이 더 성의가 있을 것 같았다. 명정 그룹 건물 앞에 도착한 임아린은 마음이 불안했다. 어젯밤에 진명의 마음을 되돌리기로 마음 먹었지만 정작 진명을 만나려고 하니 그녀는 점점 더 긴장됐고 진명이 거절할까 봐 심지어 겁이 나기도 했다. 우왕좌왕하면서 머뭇거리던 임아린은 결국 용기를 내서 명정 그룹 건물 내로 들어갔다. 대표 사무실 앞에서 노크를 한 이 비서는 서윤정의 허락을 받고 안으로 들어섰다. 사무실에는 서윤정 혼자서 테이블에 앉아 일을 보고 있었고 진명은 보이지 않았다. “서 대표님, 진 이사장님은 안 계시나요?” “아, 진명은 오늘 오전에 할 일이 좀 있어서 회사에 안 나왔어.” 이 비서의 물음에 서윤정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어제 사현 형제한테서 자양과를 받은 진명은 저녁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준호에게 보조 약재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고 지금은 서 씨 가문의 뒷산에서 잠룡단인가 뭔가 하는 단약을 만들고 있어서 아침에 서윤정과 함께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이 비서, 왜, 진명에게 볼 일이 있어?” 서윤정이 아무렇지 않게 물었고 이 비서가 사실대로 대답했다. “서 대표님, 조금 전에 제가 경호 부서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아티스트리 그룹의 대표인 임아린 씨가 진 이사장님을 뵙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셔서 경호팀이 막았다고 합니다.” “뭐? 임아린 씨가 진명을 찾아왔다고?” 깜짝 놀란 서윤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이 비서는 서윤정의 격한 반응에 흠칫 놀랐다. “서 대표님,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니야… 이 비서, 경호원한테 그분 모시고 오라고 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한 번 만나봐야겠어!” “네.” 서윤정의 냉랭한 표정에 이 비서는 간단하게 대답한 뒤, 사무실을 나섰다. 한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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