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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한희정은 벙쪘고, 그녀는 좋은 마음으로 진명이 임아린을 붙잡을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그녀는 진명이 거절할 줄은 몰랐다. “과거 일은 이미 지나갔어요, 아린이는 날 믿지 않고, 내가 가서 빌어도 아무 의미가 없어요…” “한번 믿지 않기 시작하면, 두 번, 심지어 여러 번 그럴 수 있죠.” “내가 이번에 걔를 붙잡더라도 다음번에 다른 일이 생기면, 아린이는 여전히 절 믿지 않을 거예요. 그럼 전 매번 걔한테 빌어야 하는 건가요?” 진명은 슬프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 지금은 임아린이 그를 믿지 않은 뿐만 아니라, 임씨 어르신과 임정휘 부자도 그를 믿지 않았다. 만약 그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임아린에게 빌어도, 임아린이 마음이 약해져서 생각을 바꾸더라도, 앞으로 임아린과 임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는 똑같이 비참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비참하게 살아가기 싫었고, 자존심과 패기도 내려놓고 싶지 않았다. 그가 지금 유일하게 증명할 수 있는 건, 실력으로 자신이 깨끗하다는 것이지, 비참하게 돌아와 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었다. “그럼 앞으로 어쩌려고요? 아린이를 포기하려고요?” 한희정은 심장이 뛰었고, 진명이 임아린과 다시 잘 되길 바랐지만, 또 진명이 임이린을 포기하길 바랐다. 이 두 가지 생각은 모순적이었다. “난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봐야죠.” “만약 아린이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할 거예요.” “하지만 되돌릴 수 없으면, 그건 우리 두 사람의 인연이 그렇다는 거겠죠.” 진명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실 그는 자신이 강해져서 최선을 다해 임아린을 붙잡을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그때면 이미 모든 게 늦었을지도 모른다. “진명씨가 생각이 정리됐다면 다행이네요.” “어쨌든, 진명씨가 일어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로 괜히 좌절하고 포기하고, 앞으로 술도 마시지 말고요. 저는 진명씨가 이렇게 망가지는 모습 보기 싫어요…” 한희정은 진명의 술냄새가 우울함을 털기 위함인 줄 알았고, 그녀는 진명을 위로하며 진명이 무너지질 않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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