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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서준호와 김욱의 체면을 봐서 너에게 선택의 기회를 한 번 더 줄게, 지금 나기웅을 놔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고 네가 무사하게 여길 떠날 수 있도록 보장할게! 그렇지 않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박기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서준호와 박기태의 지위와 실력은 큰 차이가 없었기에 만약 서준호가 박기태의 체면을 깎아내린 거라면 박기태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한낱 보잘것없는 고아 주제인 진명에게 체면을 짓밟히다니! 이건 분명 죽고 싶어서 환장한 게 아닌가! 박기태 마음속의 화가 점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진명아, 어차피 나 별로 다치지도 않았어, 이 일은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어때?” 진명이 입을 열자마자 뒤에 서있던 이가혜가 그의 말을 끊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팔을 잡아당겼다. 예전에 이가혜는 진명이 어쩌다 운 좋게 서 씨 가문과 남 왕의 아들인 김욱과 관계를 맺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명을 위해 두 발 벗고 나서는 서준호와 김욱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니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진명을 너무 낮게 평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명의 실력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했다! 이 사실에 이가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진명은 결코 대가족의 피가 섞인 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신분이나 지위로는 이영걸과 박기태랑 비교조차 할 수 없었기에 서준호와 김욱이 지금 이 순간은 진명을 지켜줄 수 있어도 평생 지킬 순 없는 것이다. 만약 진명이 이가혜를 위해 이영걸과 박기태 두 사람에게 밉보이기라도 하면 그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녀는 자신의 일로 진명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안돼! 오늘 무조건 네 일을 해결해 주겠다고 전에 얘기했었잖아, 뱉은 말은 책임져야지!” 진명은 차갑게 얼어버린 이가혜의 손을 가볍게 토닥이면서 남자답게 말했다. 솔직히 진명도 이영걸과 박기태를 건드리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사내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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