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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얼굴이 한층 어두워진 강선희는 마음속으로 진명을 싸움밖에 할 줄 모르는 불량배로 자리매김해버렸고 엄마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이가혜는 급한 목소리로 해명했다. “엄마,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아무튼, 진명은 돈이 한 푼도 없는 게 아니라 모아둔 돈이 좀 있어요. 저번에 쇼핑몰에서 산 명품 옷들도 진명이 사준 거에요, 한꺼번에 몇 천만 원을 썼어요……” 이가혜는 엄마로부터 진명을 인정받기 위해 옷을 샀던 일을 얘기했고 그녀의 말에 강선희는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안색이 조금은 좋아졌다. 진명의 현재 상황에서 자신의 딸을 위해 그렇게 큰돈을 쓰려고 한다는 건 최소한 딸에게는 진심이라는 뜻이다. “아, 그래? 진명은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났어?” “원석 내기를 해서 돈을 좀 벌었어……”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던 이가혜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차 싶어서 급하게 입을 다물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뭐라고? 진명이 도박까지 하다니!” 강선희는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이가혜 같은 젊은 사람도 원석 내기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데 강선희는 더더욱 알 리가 없었기에 당연히 일종의 도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싸움에 도박까지 좋아하는 남자가 좋은 사람일 리가 없어! 가혜야, 너 앞으로 무조건 저 남자와 선을 긋고 멀리해야 돼! 아니다, 지금부터 아예 저 사람이랑 모든 왕래를 끊어버려, 절대 저 사람한테 물들어서는 안돼!” 강선희는 화난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고 진명에 대한 인상은 이미 바닥을 쳤다. 자신 때문에 오해가 더 커졌다고 생각한 이가혜는 마음이 급해서 울 지경이었다. “엄마, 그런 거 아니에요, 진명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엉망인 사람이 아니에요……” “됐어, 그만 얘기해, 우리 집은 저런 품행이 악랄한 사람을 환영하지 않아! 너 지금 당장 나가서 아무 이유나 만들어서 저 사람을 쫓아내! 난 다시는 저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아!” 강선희가 딸의 말을 끊으며 역겨운 표정으로 말했고 그녀의 말에 이가혜가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말렸다. “어떻게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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