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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신분이나 배경 혹은 집안을 봤을 때, 기문정은 절대 임씨 가문과 비교할 수 없었지만 명예적 지위로 본다면 그는 절대 어르신에게 밀리지 않았다. 게다가 모든 사람들은 다 아플 때가 있고, 기 선생은 강성이에서 인정받은 최고의 명의이니 이 바닥에 있는 재벌들은 다 그에게 치료를 받고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어르신, 제가 갑자기 찾아온 건 다시 한번 건강 상태를 체크해 드리려고 왔습니다…” 기 선생은 공손하게 웃었다. 2주전, 임씨 어르신은 갑자기 발병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곤란이 왔었다. 그래서 기 선생이 직접 나서서 임씨 어르신의 병을 치료했었다. 2주에 한번씩 검사를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고, 만약 이번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면 완치가 된 것이었다. “기 선생님, 그럼 부탁 좀 할게요.” “아닙니다 어르신. 이건 당연한 일이죠.” 두 사람은 간단한 대화를 나눈 뒤, 기 선생은 어르신을 앉히고 맥을 짚으며 어르신의 혈색을 수시로 살폈다. 그의 표정은 점차 진지해졌다. 임정휘는 놀라서 참지 못 하고 물었다. “기 선생님, 저희 아빠 상태가 어떤가요?” “어르신 혈색이 많이 안 좋으십니다. 미간이 파랗게 변하고 있다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닌 것 같습니다…” 기 선생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미간 색이 안 좋다고요?” “파랗게 변했다고요?” 임정휘와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진명을 바라봤다. 그들은 방금 진명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걱정마세요. 어르신 맥박이 정상이셔서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기 선생이 위로했다. “그럼 다행이네요.” 임정휘와 사람들은 안도했다. 비록 진명이 도출했던 결론과 기 선생이 말한 건 달랐지만, 기 선생은 나라에서 인정하는 금손이니 당연히 다들 기 선생의 말을 더 믿었다. “이렇게 하시죠. 예기치 못한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의료기기로 더 자세하게 검사를 해드리는 게 좋겠어요.” 기 선생이 묵직하게 말했다. 임정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습니다. 윗층에 의료기기가 다 준비되어 있어요. 제일 최신형으로요.” 기 선생과 임정휘 등 사람들은 같이 올라갔다. 임아린은 할아버지 건강이 걱정되어서 같이 따라갔다. 진명 혼자만 어색하게 거실에 남았다. 가는 것도 이상하고, 안 가는 것도 적합하지 않았다. 잠시 후. 검사가 끝나고 기 선생과 임정휘 등 사람들이 내려왔다.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입니다. 제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드렸나 보네요.” “어르신 혈색이 별로 안 좋으셔서, 기력이 딸리시는 것 같으니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며칠동안 복용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 선생은 처방한 약을 어르신에게 건넨 뒤 인사를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어르신은 입을 벙긋거리며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갑자기 통증이 느껴져 머리가 아파왔고, 극심한 기침을 하더니 두 눈이 캄캄해지고 바닥에 쓰러졌다. “아버지, 왜 그러세요?” 임정휘는 놀라서 얼른 어르신을 부축했고, 그제서야 어르신이 두 눈을 감고 쓰러진 걸 발견했다. “선생님,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희 할아버지가 왜 갑자기 쓰러지신 거예요…” 임아린은 다급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이럴리가 없는데!” “우선 다들 진정하세요. 제가 다시 맥을 짚어보겠습니다.” 기 선생도 당황해서 얼른 쭈그려 앉아 임씨 어르신의 맥을 짚었다. 원래 어르신의 맥은 정상이었는데 갑자기 약하게 뛰었고, 심박수도 떨어지고 있어 생명의 위험이 있을 수 있었다. “어르신 상태가 심상치 않네요. 바늘 가져와, 침 좀 놓아드려야겠어!” 기 선생은 역시 금손이었고, 다급한 상황에서도 조수가 건넨 은색 침으로 어르신에게 놓아주기 시작했다. 그의 손동작은 익숙했고, 첫 바늘은 내관혈에, 두번째 바늘은 신문혈에 꽂았다… “잠깐만요!” “이렇게 하시면 안돼요!” “이러면 어르신을 해치게 되는 거예요!” 기 선생이 두번째 바늘을 꽂기도 전에 옆에 있던 진명이 갑자기 제지했다. “누구시죠?” 기 선생은 불쾌한 표정으로 진명을 보았다. 이런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이 자신의 실력을 의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 생각에 첫번째는 산중혈, 그리고 두번째는 신궐혈에 꽂는 게 맞는 거 같은데요…” 진명의 머릿속엔 인체의 혈자리가 그려졌고 그는 의식적으로 읊었다. “뭐라고요?” “산중혈?” “신궐혈?” 이 두 혈자리는 한의학에서 사혈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잘못 찌르면 되돌릴 수 없었다. 진명은 사람을 살리려는 걸까 죽이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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