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여보, 그곳에서 잘 지내?"
연미주는 묘지 무릎 꿇고 바닥에 술을 부으며 말했다.
"그거 알아, 우리 연이가 지금 아주 대단해, 취직도 했고 열심히 돈 벌어서 우리 별장도 다시 사겠대, 우리 딸이..."
매년 이때면 연미주는 묘지 앞에서 오랫동안 얘기를 했었다. 안에 있는 아빠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강수연은 옆에서 엄마한테 우산을 씌워주었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계속 내렸다.
나뭇잎이 풍성한 나무아래, 훤칠한 남자가 꿈쩍하지 않고 멀리 있는 얄팍한 그녀를 바라보았다.
"변호사님, 비가 오는데 나무 밑에 서 있지 마시죠."
뒤에 있던 비서 유현석이 참지 못하고 말했지만 윤호진은 여전히 가만히 있었다.
유현석의 그의 시선을 따라 보았다.
"강수연이 그때 그렇게 모질게 배신했는데, 왜 와서 아버님 제사를 보내는 거예요?"
3년 전에 경윤성에 오고부터, 윤호진은 매년 청명이면 시간 맞춰 묘지에 제사 지내러 왔고 제사하고는 바로 떠나지 않고 지금의 위치에 서서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윤호진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건 다른 일이야."
유현석은 이해가 되지 않아 대담하게 물었다.
"아직도 못 잊으신 거죠?"
그는 침묵했다.
가끔은 침묵이 대답이었다.
유현석은 강수연을 힐끗 보고는 윤호진 대신 화를 내며 말했다.
"강수연이 이미 배신했잖아요, 저렇게 돈에 환장한 여자를 왜 못 잊으세요? 민하정이 차라리 더 나은 것 같아요, 그동안 하정이가 계속 변호사님을 따라다녔잖아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호진이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왜, 내 개인감정에 관여하고 싶어?"
유현석은 말문이 막혔고 그 눈빛에 깜짝 놀라 얼른 입을 다물었다.
몇 분 지나서 그는 참지 못하고 또 말했다.
"변호사님, 강수연이 곧 이혼할 거잖아요, 설마 한 번 다녀온 여자랑 결혼할 건 아니죠?"
윤호진이 싸늘하게 말했다.
"한 마디 더 하면 연말 보너스 50% 삭감이야."
그제야 유현석은 바로 입을 다물었고 입에 본드를 바른 듯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참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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