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새벽 12시.
강수연이 침대에 누워 취직 어플을 보고 있는데, 카톡으로 육지민한테서 문자가 왔다.
"준비해, 모레 오전 9시 반에 면접이야."
강수연은 순간 눈을 반짝였고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알겠어! 지민아, 고마워!"
"우리 사이에 무슨."
드디어 면접의 기회가 생겼기에 강수연은 아주 소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바로 헌터 테크놀로지스와 그녀가 면접을 볼 직위에 관해 알아보았다.
그녀는 대학교 때 로봇 제조를 전공했다. 헌터는 로봇 연구와 생산에 집중하는 회사여서 전공이 딱 맞았다.
그녀는 밤새 프로젝트 계획서를 작성했다...
면접 당일이 바로 되었고, 강수연은 정장 차림으로 면접에 참석했고, 바르게 면접관들 앞에 앉았다.
가장 중아에 앉은 면접고나은 프로젝트 부서 팀장이었다. 그는 강수연의 이력서를 보더니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대학 졸업 후로 일한 경력이 없네요, 3년 동안 공백 기간 무엇을 하셨나요?"
강수연이 답했다.
"결혼이요."
부서 팀장은 눈살을 더 세게 찌푸렸다.
"3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았다고요? 그 3년 동안 로봇 제조 산업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요? 전에 대기업 인턴 경험이 있었고 학점도 훌륭하긴 하지만, 이제는 많이 뒤처졌어요. 로봇 산업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모습이 아니에요, 우리 회사랑 맞지 않을 것 같네요."
"제가 3년 동안 전업주부였지만, 그동안 로봇 산업의 발전 상황은 계속 주의 깊게 지켜봤어요."
강수연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로봇 산업의 최근 동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신 기술과 개념에 대해서도 그녀는 정확히 알고 있었고, 자신의 의견도 확실히 표현했다.
부서 팀장은 멈칫했다. 그는 강수연의 예상치 못한 깊은 이해에 깜짝 놀란 것이다.
"이건 제가 작성한 계획서입니다. 한 번 보셔도 좋습니다."
강수연은 계획서를 부서 팀장한테 건넸다.
부서 팀장은 처음엔 대충 훑어볼 생각이었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그 내용에 빠져들었다. 그의 눈빛이 변하며 강수연을 만족해하며 바라보았다.
"아이디어가 참 참신하네요."
강수연은 미소를 대답했다.
"칭찬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캠퍼스 채용 외에는 대부분 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는데, 당신은 공백이 3년이나 되네요…"
강수연은 입술을 깨물며 적극적으로 말했다.
"만약 귀사에서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부서 팀장은 잠시 망설이더니, 옆에 앉은 면접관들과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결국, 부서 팀장이 강수연을 다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규정은 정해져 있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니까요. 인재는 그 규정에 구애받지 말아야죠. 집에 돌아가서 기다려보세요."
기회가 있다는 거야?
강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회의실을 나와 가려고 하는데, 얼마 못 가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걸 들었다.
"강... 강수연?"
그녀가 뒤돌아보자 늘씬한 여자가 그녀한테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브라운 웨이브 머리를 하고 있었고 정교한 화장을 하고 샤넬의 신상 세트를 입고 있었는데 아주 세련돼 보였다.
"어머, 진짜 선배네!"
상대가 가까이 오자 강수연은 멍해졌고 2초간 반응해서야 눈앞의 여자가 누군지 떠올렸다...
운성 대학, 그녀보다 한 학년 후배이자 같은 전공을 했던 후배였고, 예전의 라이벌이었던 민하정이었다.
강수연이 담담하게 인사했다.
"오랜만이네."
민하정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었다.
"정말 오랜만이네, 5년 됐나? 방금 면접 회의실에서 나오는 걸 봤는데, 헌터에 지원한 거야?"
강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동안 만나지는 못했지만 선배에 관한 소식은 꽤 많이 들었어, 듣기로는 졸업하고 결혼했고 일하지 않고 전업주부가 됐다던데?"
민하정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학교 다닐 때 얼마나 훌륭했어, 퀸카였고 전공 1등을 놓치지 않았었는데, 어쩌다 전업주부가 된 거야?"
강수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민하정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사실 나도 이해해, 직장 생활이 힘들잖아, 아무나 고생을 견디고 재부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내가 선배처럼 예뻤으면 나도 시집갔을 거야, 부잣집 사모님 하는 것도 좋잖아."
강수연은 바보가 아니었기에 민하정이 겉으로는 애석해하면서 걱정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그녀가 예쁘기만 하고 능력이 없다고 비꼬는 걸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싸늘한 눈빛으로 민하정의 비꼬는 눈빛을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해봐야 되는지 안 되는지 알지,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건 내 성격이 아니야."
"하지만 3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잖아, 회사 채용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민하정은 미소를 지으며 가식적으로 말했다.
"그거 모르지? 헌터가 우리 오빠 회사야, 내가 말 좀 해줄까? 우리가 그래도 학우였잖아."
강수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확실히 헌터가 민하정 가문의 산업인 줄 몰랐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마음은 고맙지만 그래도 됐어, 난 실력으로 들어오고 싶어."
그러고는 뒤돌아 떠났다.
헌터 1층 로비, 윤호진이 막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에 타려는데, 익숙한 모습이 지나가는 걸 보게 되었다...
그가 고개를 들어 보자 뒤에 있던 비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뭘 보세요?"
윤호진은 시선을 거두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그는 계속 올라가는 숫자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방금 강수연이었잖아, 헌터에 무슨 일로 온 거야?
...
호텔로 돌아온 강수연은, 문 밖에서 심지운을 보게 되었다. 그는 커다란 몸으로 벽에 기대 있었는데, 오래 기다렸는지 아주 피곤해 보였다.
그녀가 돌아온 걸 보자 심지운은 그녀를 향해 걸어갔고 습관적으로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강수연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덤덤하게 말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건데?"
심지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서서히 손을 거뒀다.
"우리 얘기 좀 해."
강수연은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우리 사이에 이혼 말고 더 할 얘기 없어, 좋게 헤어지는 게 우리 둘한테 모두 좋아, 아니면 나중에 소송하는 걸 모두가 알게 될 수 있어. 난 상관없지만 심성 그룹 대표인 너는 체면이랑 명예가 말이 아니겠지."
그녀는 마치 낯선 사람과 얘기하듯 태도가 아주 차분하고 냉담했다.
심지운은 불쾌했지만 그래도 참으며 달랬다.
"네가 우리 엄마랑 사이 안 좋은 거 알아, 네가 엄마 안 좋아하잖아, 엄마랑 얘기 끝났어. 엄마더러 본가에 가라고 했어, 소인아랑도 거리 둘게, 절대 선 넘지 않을게, 우리 다시 화해하자, 응?"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심지운의 호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에서 다급한 벨소리가 울렸다.
그가 꺼내 힐끗 보더니, 낯선 번호이자 받지 않았다.
2초가 지나 또 전화가 걸려오자 심지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소인아 씨 가족분이신가요? 환자분이 병원에서 갑자기 쓰러지셔서 지금 응급처치 중입니다, 긴급연락처에 그쪽만 있어서요, 얼른 오세요."
심지운은 눈빛이 순간적으로 굳어지더니 전화를 끊고 나서 강수연을 바라보았다.
"인아가 갑자기 병원에서 쓰러져서 응급처치 중이래, 긴급연락처에 나밖에 없대, 내가 가봐야 해, 나중에 다시 올게."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심지운은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강수연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걸 보며 헛웃음을 쳤다.
거리 두겠다고 말하자마자 바로 다급하게 첫사랑을 찾으러 가다니.
이렇게 마음에 다른 여자를 품고 있는 남편을 빨리 버려야지, 남겨서 뭐 해?
15분도 안 돼서, 심지운은 병원에 도착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 마침 응급조치가 끝났고 소인아가 병실로 들어왔다.
그는 아직도 혼수상태인 여자를 힐끗 보고는 뒤돌아 의사한테 물었다.
"인아 어때요?"
의사는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
"전에 수술을 했어서 몸이 아주 허약해요, 꼭 잘 휴식해야 해요, 자극받으면 안 돼요, 아니면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요."
심지운은 의아했다.
"수술이라니요?"
"가족분 아니에요? 환자분이 예전에 자궁암에 걸려서 자궁의 대부분을 잘랐다는 걸 몰라요?"
자궁암, 자궁을 제거했다니!
심지운은 충격에 휩싸인 채로 혼수상태인 소인아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감정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의 마음이 순간 파도가 일어난 듯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