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은색 벤틀리가 청하음의 지하 주차장에 세워졌고 윤호진은 그녀를 안고 올라갔다.
아파트는 도어록이었다. 그는 자주 강수연의 집에서 밥을 먹었지만 비밀번호는 몰랐고 매번 그녀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품에 있는 여자를 보았는데, 그녀는 볼이 새빨개서 아주 깊은 잠에 들었기에 오는 내내 조용했다.
아주 많이 취한 것 같았다.
그가 두 번 불렀지만 그녀는 너무 깊이 잠들어 코끝만 찡긋거리고는 다른 반응이 없었다.
윤호진은 하는 수 없이 비밀번호를 눌렀다. 안 되면 그녀를 집에 데려갈 생각이었다.
화면을 밝히고 그는 너무도 달달 외웠던 번호를 입력했다.
"띡-"
문이 열렸다.
윤호진은 멈칫했고 고개를 숙여 품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말이지 사랑이 쉽게 변하는 것 말고는 다른 건 변하지 않았다.
비밀번호든, 은행카드 비밀번호든, 영원히 자신의 양력과 음력 생일을 결합해서 사용했다.
그동안 하나도 안 변했어, 참 "순정"적이네.
윤호진은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리고는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집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집에 자주 왔었기에 구조를 잘 알아서 그녀를 바로 안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혔다.
따뜻한 품에서 떨어지자 그녀는 불만에 찬 듯 미간을 찌푸렸다.
윤호진은 침대옆에 반쯤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았다.
눈, 코, 입... 볼끝에 있는 작은 빨간색 반점.
세월은 그녀의 예쁜 얼굴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것 같았다.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모든 게 변했다.
윤호진은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봐서야 서서히 일어서 방을 나와 주방으로 향했다.
그녀가 술을 많이 마시면 무조건 해장국을 먹어야 했다. 안 그러면 이튿날 분명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플 것이었다.
그는 해장국을 끓여 그릇에 담고, 침대 옆에 앉자 한 손으로 강수연을 부추기고는 국을 그녀의 입에 넣었다.
강수연이 눈을 떴고 둘은 눈을 마주쳤다.
강수연은 아직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듯 눈빛이 흔들렸다.
윤호진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심장이 살짝 떨렸고 자기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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