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성시후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아무 말도 없었다.
강리나는 그와 눈이 마주치더니 짜증 섞인 말투로 쏘아붙였다.
“가서 볼일 봐요. 여기서 나만 쳐다보지 말고. 주말인데 사적인 공간 좀 마련해주시죠? 나 숨 좀 쉬게.”
“나랑 같이 있는 게 숨 쉬는 데 방해돼?”
“보고만 있어도 짜증 난다고요!”
여자는 담담한 눈빛으로, 남자는 싸늘하고 복잡한 표정으로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먼저 시선을 피한 사람은 강리나였다.
그녀는 TV를 끄고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성시후는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 쫓아가지도, 더 캐묻지도 않았다.
강리나는 위층 침실로 들어갔고 그 시각 성시후는 현관에서 차 키를 챙긴 후 집 밖을 나섰다.
그녀는 성시후가 집에만 있을 줄 알고 배서희와 쇼핑하기로 했는데 이제 막 옷을 갈아입으려 할 때 아래층에서 인기척 소리가 났다.
통유리창 앞으로 다가와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원에서 성시후가 한창 마이바흐에 올라타고 있었다.
곧이어 차가 서서히 혜성 별장을 나섰다.
이에 강리나는 손에 든 옷을 내려놓고 침실 안의 싱글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넋 놓고 있었다.
...
마이바흐 안.
성시후는 백도준에게 전화해 차가운 말투로 분부를 내렸다.
“당장 사람 시켜서 그 여자들한테 전해. 누가 감히 더 강 변호사 건드리면 은산에서 내쫓기는 수가 있어!”
“실례지만 대표님, 어떤 여자들 말씀이시죠?”
“감히 리나한테 도발하는 여자들이 걔네들 말고 누가 더 있겠어?”
그는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았지만 말 속에 담긴 협박이 사람을 섬뜩하게 할 따름이었다.
“일 관두고 싶어 아니면 뭐야?”
백도준은 목소리까지 파르르 떨렸다.
“지... 지금 당장 조치하겠습니다.”
성시후는 그제야 전화를 끊었다.
설주한이 최근 해외로 나간 탓에 그는 결국 차를 몰고 서동현의 집으로 향했다.
성시후는 초인종을 누른 후 문 앞에 서서 차분하게 기다렸다.
서동현이 곧장 문을 열어주더니 그를 쳐다보며 눈썹을 들썩거렸다.
“이 시간에 웬일이야?”
그는 말하면서 성시후에게 길을 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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