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만약 진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내 와이프로서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쨌든 이젠 널 위해 다른 이성들과 선 긋고 있잖아.”
“이전 같으면 그나마 기뻤겠지만 지금은...”
강리나가 활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시후 씨도 알다시피 난 이젠 3년간의 약속이 끝난 후 순순히 이혼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성시후의 눈빛이 한순간 싸늘해졌다.
강리나는 그의 표정 변화를 눈치챘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매장에서 나오더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하은지를 힐끗 쳐다봤다. 곧이어 돌아서서 뒤에 있는 성시후에게 말했다.
“휴점 서비스는 필요 없어요. 백화점에 말해서 얼른 취소하라고 해요.”
“난 내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아.”
“그럼 저도 옆에 남아서 좀 더 쇼핑해야 하나요?”
“이왕 쇼핑한 김에 뭐라도 사서 돌아가야지.”
“오케이.”
강리나는 대답을 마치고 곧장 두 번째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그나마 마음에 드는 옷을 두 벌 골라서 피팅룸에 들어가려 하는데 성시후가 대뜸 손목을 확 잡아당겼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성시후를 쳐다봤다.
“뭐에요?”
“이거 입어 봐.”
그는 손에 쥔 옷을 강리나에게 건넸다.
강리나는 핑크 퍼에 모자에 귀까지 달린 코트를 보더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후 씨한테 딸이 있으면 이런 옷이 참 잘 어울리겠네.’
“내 스타일 아니에요.”
강리나가 완곡하게 거절했다.
한편 성시후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귀엽지 않아?”
“귀여워요. 근데 나랑은 안 어울려요.”
“항상 궁금했는데 강 변호사처럼 차갑고 도도한 여자는 귀여워지면 어떤 모습이야? 이 옷 입으면 내가 소원이 없겠어...”
강리나가 그를 힐긋 째려봤다.
“내가 시후 씨 소원이나 들어주는 여자로 보여요?”
성시후는 짙은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되레 반문했다.
“은지가 나타난 이후로 왠지 네가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단 말이지.”
차라리 말이나 말지. 이렇게 언급하니 강리나는 방금 하은지가 일부러 그녀를 들으라고 했던 두 마디가 또다시 뇌리를 스쳤다.
그녀는 성시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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