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그러나 나중이 되어서 현실은 그녀를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현재...
모든 기대를 저버렸었는데 그 기대가 또다시 찾아왔다.
강리나가 생각에 빠져있을 무렵 성시후가 언제 왔는지 이미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오늘따라 강리나와 대화하는 그의 목소리에 한 번도 없었던 인내가 가득했다.
“밥 먹고 쇼핑할래? 아니면 영화나 뮤지컬? 너 하고 싶은 거 하자.”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온 강리나가 몸을 돌려 잘생긴 성시후의 얼굴을 바라봤다.
“갑자기 데이트는 왜 하자는 거예요?”
“감정 쌓아야지.”
“그럴 필요 있어요?”
성시후가 태연자약하게 강리나를 일깨워줬다.
“우린 부부야. 부부 사이에 감정 키우는 건 당연한 거라고.”
‘당신한테는 당연히 필요하겠지. 내가 순순히 애 낳아주고 주주총회에서 편 들어주면 당신이 그토록 바랐던 소원이 이루어질 테니까.’
하지만 예전에 자신이 그토록 바라왔던 소원이기도 했기에 강리나는 한번 체험해 보자는 마음으로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요. 데이트해요.”
강리나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성시후는 용기를 얻기라도 한 듯 뒤에서 강리나를 껴안으며 턱을 그녀의 어깨에 내려놓았다.
“뭐 하고 싶어?”
“생각 없어요.”
“너 평소에 오피스룩만 입으니까 쇼핑하러 갈래? 이참에 다른 스타일의 옷들 좀 사자. 어때?”
“당신 보라고요?”
“그럴래?”
가볍게 웃으며 묻는 그의 질문에 강리나가 뜨끈미지근하게 대답했다.
“시도는 해보죠.”
...
집을 나서기 전에 강리나는 특별히 화장하고 제일 좋아하는 립스틱까지 발랐다.
별장을 나선 강리나는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성시후와 마주했다.
그녀가 다가가자 성시후는 매너있게 차 문을 열어주며 차에 오른 뒤에도 허리를 숙여 안전벨트까지 착용시켜 줬다.
버클이 닫히는 소리에 그는 강리나의 이마에 입을 살짝 맞췄다.
“어느 백화점 갈래?”
그의 행동에 강리나의 얼굴에 옅은 붉은 기가 번졌다.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자 강리나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
“아무 데나요.”
“그럼 우리 백화점으로 가자.”
‘백화점을 소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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