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성시후는 키스할수록 더 많은 것을 원했다.
그는 이 여자가 이렇게 중독성이 있다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틀림없이 약의 작용으로 이렇게 통제할 수 없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성시후는 그녀를 가로 안고 침대 옆으로 가더니 침대에 내동댕이치고 가운을 벗고 덮치려 했다.
혼란스러워진 강리나는 그의 가슴을 밀치며 말했다.
“성... 성 대표님, 늘 저를 귀찮아했잖아요. 이러면 후회할 거예요.”
“어차피 아내인데 뭘 후회해!”
말을 마친 성시후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머리 꼭대기를 누르며 그녀의 목에 머리를 파묻었다.
강리나는 몸부림을 치며 그를 향해 발길질했다.
“하지만 전 싫어요. 시후 씨 그렇게 많은 여자와 잤으니 더러워요.”
성시후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이미 내 침대 위에 있으니 네 마음대로 할 수 없어!”
그녀는 한순간 발버둥을 치며 더 멀리 피했다
“싫어요. 비켜요.”
강리나는 순간 어디서 난 힘인지 무릎을 들어 사타구니를 막았다.
남자는 그녀의 동작을 예견한 듯 그녀의 무릎을 덥석 잡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사탄처럼 그녀를 노려보았다.
“죽고 싶어?”
두려운 것인지 어찌 된 일인지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억울해 보였다.
“2년 전에 시후 씨는 바로 이런 상태에서 나와 관계를 맺었어요. 시후 씨가 정신을 차리고 난 후 그 일을 가지고 2년 동안 나를 모욕했어요. 지금 또 약을 먹고 이렇게 나를 대하네요. 성시후 씨, 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젖은 눈을 뚫어지라 쳐다보던 성시후의 욕망은 어느 순간 짜증으로 바뀌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래, 안 할게. 할아버지께서 아직도 아래층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니 어쨌든 해결해야 해. 네 생각은 어때?”
...
30분 후.
강리나는 눈을 내리깔고 성시후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에는 성남길, 진섭, 성시후의 이복형과 셋째 성시현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일생에서 가장 창피했던 때는 2년 전에 간통으로 잡혀 침대에 누워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두 번째로 창피하다.
2년 전에 알몸인 그녀만 남겨두고 하은지를 쫓아가던 것에 비하면, 오늘 성시후는 남자답게 그녀 앞에서 그녀를 지켜줄 수 있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간 두 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강리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성시환으로부터 알 수 없는 시선을 느꼈다.
성시후도 그 눈빛을 느낀 게 분명했다. 그는 주권을 선포하듯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에 걸치고 얼굴을 흥미롭게 훑어보더니 살며시 꼬집고 단둘이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성씨 가문 작은 사모님 얼굴이 이렇게 매혹적이라는 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
성시환은 시선을 돌렸지만 마음이 매우 불편한 듯 표정이 좀 복잡해졌다.
할아버지는 두 사람이 내려온 뒤 진섭과 눈을 마주치며 분위기를 풀기 위해 헛기침을 했다.
성시현은 이 이상한 분위기를 보고 침묵을 깼다.
“할아버지, 사람들이 다 모였는데 우리 모두 불러와서 뭐 하려고요?”
“물론 중요한 발표가 있어.”
성남길의 시선이 모두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다가 결국 성시후의 얼굴에 떨어지더니 성시현의 질문에 대답했다.
“내일부터 너의 시후 형이 혜성 별장으로 돌아가 둘째 형수랑 함께 살 거야. 너의 둘째 형수가 임신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혜성의 주식을 리나에게 10%를 양도할 거야. 리나가 너의 둘째 형과 이혼하든 말든 이 주식은 모두 너의 둘째 형수에게 단독으로 귀속될 거야.”
성시환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눈빛에는 억울함이 떠올랐다.
성시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성시후는 곧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강리나를 칼날처럼 쏘아보았다.
“쟤가 뭔데 화성의 지분을 나눠 가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