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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강리나는 그만 웃어 버렸는데 웃다가 자기도 모르게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성시후가 관심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아직 그녀 손에 들어오지 않은 그 주식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서였다. 비록 그의 인정에는 변함없는 독설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그녀는 황급히 전화를 끊고 휴지를 꺼내 내색하지 않고 눈가의 눈물을 닦고 고개를 들어 눈을 깜박이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사실 강리나도 자신이 왜 울었는지 알 수 없었다. ... 오후 4시 반, 강리나는 하은지가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강 변호사님, 급한 볼일이 있는데 지금 시간 있으세요?” “네, 로펌으로 오세요.” “가영아파트로 와주세요. 술을 좀 마셔서 운전할 수가 없어요.” “내일 다시 올래요?” 강리나의 제안에 하은지는 여전히 고집했다. “지금 꼭 만나고 싶어요.” “그래요.” 강리나는 물건을 챙겨 택시를 타고 가영아파트로 갔다. 초인종을 누르자 하은지가 곧 와서 문을 열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재빨리 몸을 돌렸다. 강리나는 그녀를 따라 들어갔으나 술 냄새를 맡지 못했고 거실에서도 술병 같은 것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하은지가 또 무슨 중요한 증거를 얻어서 이렇게 빨리 만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하은지는 뜻밖에도 더없이 확고하게 그녀에게 말했다. “강 변호사님, 고소 취하하기로 했어요. 변호사 비용은 미리 약속한 대로 정산해 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은 여기서 마칠게요.” 이 말을 할 때 하은지는 베란다로 나왔다. 고소 취하라니 너무 의외였지만 강리나는 오늘 하은지의 컨디션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은지의 뒷모습은 그녀가 지금 절망적인 곤경에 처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세상을 마치려는 듯 말이다. 그녀는 따라가서 떠보듯 물었다. “하은지 씨 만족할 만한 금액을 받았어요?” 하은지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쉽게 돈을 준다면 고소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는 베란다에 서서 강리나를 돌아보았다. “강 변호사님, 협박을 당했어요. 이제 돈도 없고 결혼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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